[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반도체 업황이 침체기로 들어서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 실적도 3분기에 비해 뚝 떨어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2000년대 초?중반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벌어졌던 치킨게임이 다시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치킨게임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불황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다가, 수십개의 업체가 경쟁을 했던 2000년대와 달리 현재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개의 업체가 시장 점유율 9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반도체 업황이 상반기에 저점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다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기업들도 무리한 가격 경쟁보다는 공급량을 조절하면서 하반기에 돌아올 호황을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이처럼 공급량 감축에 나선 이유는 가격 하락세가 예상보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대만의 반도체 시장 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D램 가격은 지난해 4분기에만 10% 이상을 하락했고, 올해 1분기에도 20% 더 하락할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특정 기업이 물량을 늘려서 가격 경쟁을 시작할 경우 업황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반도체 하강 국면은 올해 상반기 중에는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손해가 큰 치킨게임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문량을 급격히 줄인 서버 업체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서버 개?보수를 위한 반도체 주문을 확대하고 자동차와 사물인터넷 기기 수요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낸드플래시 업체인 웨스턴 디지털의 스티븐 밀리건 최고경영자 역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장기적으로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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