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 수준이었다. 이는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3대 주력 분야가 모두 부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의 약 80%를 차지했던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것이 직격탄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매출 58조, 영업이익 10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3분기 매출 65조 4600억원에 비해서 9.8%, 3분기 영업이익 17조 5700억원 대비 38.5% 하락한 것이다. 잠정실적 잘표 전 증권가의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 63조 8300억원에, 영업이익 13조 9700억원이었다. 하지만 잠정실적으로 봤을 때 매출은 5조 8300억원, 영업이익은 3조 1700억원 감소한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 잠정 매출은 243조 5100억원, 영업이익은 58조 89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239조 5800억원에 비해서 1.6%, 영업이익은 53조 6500억원은 9.8%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당초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영업이익 60조원 돌파에는 실패했다.


4분기 실적이 급격하게 떨어진 것은 메모리반도체(D램·낸드플래시 등) 가격 급락과 스마트폰 실적 부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D램 반도체 수출물가지수는 지난해 8월 45에서 11월 41.58로 4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플래시메모리 수출물가지수는 더 하락해 지난해 8월 기준 49.75에서 11월 28.46을 기록했다.


또한 스마트폰 실적 역시 부진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 9460만대로, 지난 2017년 판매 대수 3억 1750만대에 비해서 2200만대나 감소했다. 또한 지난 몇 년 동안 이어졌던 연간3억대 판매 기록도 깨지게 됐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 4분기 영업이익은 약 1조 5000억원에서 90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이 추정대로라면 스마트폰 부문은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2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이 줄면서 덩달이 실적이 불진했다. 디스플레 부문의 영억이입은 1조원 이상 예상됐지만,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부진은 올 하반기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이 중국 시장의 부진을 이유로 실적 하향 조정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세계적으로 반도체 최대 수요 업체인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투자가 위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 일부 국가에서 올해 5G(세대) 통신 서비스를 시작하는 만큼 내년부터는 데이터센터 증설이나 가전업체 수요 증가가 맞물려 반도체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반도체 업황 불황은 우리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는 1285억 달러를 수출하면서 단일 품목으로는 수출 역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한국 전체 수출액 6000억 달러 가운데 20%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에는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등의 이유로 수출액이 1100억 달러 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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