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인턴기자]애플의 실적 전망 하향조정과 미국 지표 부진으로 인해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작년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되지 않은 채 3개월 ‘휴전’으로 결정된 것과, 미국 금리의 긴축기조, 브렉시트, 사상 최대 수준의 글로벌 부채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던 기국 기업들의 부진 조짐과 이탈리아 예산안과 관련한 유럽연합 내의 갈등 등으로 세계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최고조인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기관들은 미국과 중국의 이번 해 경제 성장률을 각각 2.5~2.7%, 6.2%~6.3%로 저번 해에 비해 낮게 전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중순 미국 경제 성장률이 1.8%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아울러 실제로 기업 실적과 경제 지표를 보면 경기 둔화가 확인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일 애플은 중국시장 판매가 부진하다며 1분기 매출을 5~9% 낮게 전망했다. 불과 한 달 전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이었으나 4위로 내려앉으며 시장을 충격에 빠지게 했다.


작년 12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PMI는 54.1로 2년여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전달에 비해 5.2포인트나 하락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57.9에도 크게 미달된 수치를 보이며 투자 심리 위축을 불러일으켰다.


하위 생산·출하·고용 지수가 전부 하락했지만 그 중 특히 신규주문 지수는 51.1로 전달보다 11포인트나 급락했다. 이에 대해 미국 기업들은 중국·유럽 판매가 축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정책이 작년 잠시 호황을 누렸지만, 그 효과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으로 인한 갈등에서 촉발된 연방정부폐쇄(잠정 업무중단)도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정부 폐쇄로 인해 미국 성장률은 0.1~0.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갑자기 (미 경제) 펀더멘털 (상태가) 강해 보이지 않고 있다”며 “시장 심리가 완전히 흔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프 카폰 코너스톤웰스는 “시장은 어찌 됐든 경기침체 우려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이제 얼마만큼, 언제까지가 문제인데 아직 그 역사는 쓰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는 세계 경기와 투자심리를 악화시켜 다시 미국 기업에 악영향을 주고는 모습이다.


중국도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며 제조업 경기에서부터 소비까지 둔화가 확인됐다.


중국 제조업 경기는 ‘확장세 둔화’에서 ‘위축’수준으로 진입했다. 작년 12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49.7로 2017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 위축 구간에 들어섰고, 중국 통계국 공식 제조업 PMI도 49.4에 그쳤다.


작년 11월 중국의 소매판매액 증가도 8.1%로 15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중국 수출과 수입도 각각 작년보다 5.4%, 3% 상승에 그쳐 시장 전망치인 9.4%, 14%보다 훨씬 낮았다.


이에 대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케빈 해싯 위원장은 “차이나 쇼크는 애플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중국과 (무역)합의에 이를 때까지 중국에서 영업하면서 내년 실적 하향조정을 겪을 미국 기업은 많다”고 말했다.


(뉴시스=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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