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국내 정유?화학 기업들이 베트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베트남 시장이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5개 계열사가 공동출자로 베트남 마산그룹 지분 9.5%를 4억7000만 달러(약 530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마산그룹은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중 하나로 지난해 약 16억6000만 달러(한화 약 1조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식음료, 축산, 광물, 금융업 등 베트남의 성장동력 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구축하고 있다.


SK그룹은 마산그룹과 함께 현지 국영기업 민영화와 전략적 대형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베트남 내 사업 확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에 1개의 석유생산광구와 2개의 탐사 광구를 보유하고 있어 베트남 현지에서 추가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베트남 완성차 업체 빈패스트와 함께 전기차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LG화학은 지난달 7일 빈패스트와 전기자동차배터리 공급 등 사업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LG화학은 빈패스트가 생산하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며, 향후 스마트폰과 전기버스 배터리 등에도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베트남에 연산 1만6800t 규모의 타이어코드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타이어코드는 고강도섬유가 직물형태로 타이어 속에 들어가 타이어의 뼈대 역할을 하는 섬유보강재로 자동차의 안전과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소재다.


이번 증설로 코오롱인스트리는 기존 생산량 7만7000t에서 1만6800t이 늘어나 총 9만3800t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 공장은 최신 생산설비를 전 공정에 도입하고 원사생산부터 제직, 열처리, 완제품에 이르는 일괄 생산체계를 갖췄다.


한편, 코트라 등에 따르면 1988년 이후 최근까지 우리나라 기업은 베트남에 505억 달러를 투자하며 외국인 직접투자 금액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중 제조업은 70.6% 비중으로 집계됐다.


베트남 현지 진출 기업들은 베트남의 값싼 노동력과 전력 비용을 베트남 투자의 장점으로 꼽았다. 매년 6%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도 기업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하면 기존 투자효과가 배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베트남이 미중 무역분쟁의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지난달 블룸버그통신은 주중 미국상공회의소가 중국에 법인을 둔 430여 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 기업들의 3분의 1이 생산 기지를 옮길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들 기업 중 18.5%가 이전 대상지로 동남아를 꼽았으며, 그중 베트남을 중심으로 외국인 직접 투자가 대규모로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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