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인 외교 정책이 미국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시장이 왜곡돼 오히려 미국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23일(현지 시간)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 세계 채권펀드가 미국에 투자한 비중이 62.6%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 이후 최고치다. 통상 장기 채권 매수세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많은 투자자들이 금융 불안을 느끼고 있는 원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 정책을 지목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대대적인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란, 러시아, 터키 등과 잇따라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배로 높인다고 경고한 직후 터키는 리라화 가치가 연초 대비 40% 가량 폭락하는 등 심각한 재정 불안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가부도 선언’을 앞두고 있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다.


게다가 최근 “미·중 무역 전쟁을 마무리하는 별도의 시간표는 없다”고 언급함에 따라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짙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렇듯 장기 채권에 대한 매수세가 계속될 경우 금융 지표가 왜곡되고 부작용을 일으켜 경기 침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미국 경제지표에 근거해 계속해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0%를 밑도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미국 국채 매입 열기가 지속될 경우 금융 지표의 왜곡이 한층 심화, 부작용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신흥국이 전반적으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3조7000억 달러에 달하는 외화 부채에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미국 역시 이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노선’이 미국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조아킴 펠스 글로벌 경제 자문관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달러 부채를 가진 이들이 일제히 달러화 자금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고, 이는 강달러를 부추기고 있다”며 “달러화 상승이 트럼프 대통령이 우려하는 것처럼 미국 기업의 수익성에 흠집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강세’를 우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달러는 연초 대비 5%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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