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심화되면서 전 세계가 ‘아우성’치고 있다. 그러나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각국은 미중 무역 전쟁의 종결시점과 피해규모를 예측해 최대한 이에 대응하자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블룸버그>가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진행한 서베이에 따르면 총 31명의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가 미중 무역 전쟁이 평균 12개월 간 지속될 것이며, 최대 관세 규모는 3000억 달러(약 338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 전쟁 기간에 대해서는 최소 3개월에서 최대 36개월까지 여러 의견이 제기됐으나 이들의 평균값이 12개월로 산출됐다. 관세 적용 규모 역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서베이에 참여한 UMB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 KC 매슈(Mathews)는 “미국과 중국은 1년 이내에 협상을 하게 될 것이며, 관세 최대 규모는 500억 달러로 예상된다”며 다소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톰 플러턴(Tom Fullerton) 텍사스대 경제학 교수는 “관세가 18개월 동안 지속될 것이며 최대 4500억 달러 규모의 상품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은 상호 문제점의 근원이 어디인지조차 동의하고 있지 않다”며 “현 시점에서 양측 모두 후퇴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중국 역시 미중 무역 전쟁이 빠른 시일 내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며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중국 주요 언론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중미 무역전쟁의 불가피성과 지속성을 인식해야 하며 짧은 시간 내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는 환상을 품어서는 안 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를 발표한 뒤 중국이 꺼낼 카드가 없다는 주장은 잘못됐다"면서 "무역전쟁에서는 상대방을 아프게 하는 카드가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ING 라울 리어링 국제무역 전문가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의 반대가 중대한 상황이거나 중국이 신속히 백기를 드는 상황에만 무역전쟁을 종결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두 가지 모두 단기간에 일어날 징후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해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한편 미중 무역 전쟁에서 어떤 국가가 승리할 것인가에 대한 예측도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미국의 승리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에 같은 양의 규모로 대응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게다가 미국은 주가, 실업률 등이 크게 타격을 입고 있지 않은 반면 중국의 주가가 지난 1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무역 전쟁 등을 겪으며 22% 가량 떨어져 무역 전쟁을 통해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중국이라고 주장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수석 경제자문역은 “무역에서 불리한 쪽은 더 많이 파는 쪽”이라며 “관세라는 폭탄이 똑같이 떨어지면 훨씬 더 많이 파는 중국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중국의 승리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미국의 심한 중국 의존도를 지적했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선임연구 교수 “지난해 미국 PC의 93%와 셀폰의 80%는 중국에서 건너왔다”며 “미국 소비자는 모니터와 장난감, 게임기기 등 값싼 중국산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미국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소비재가 대거 포함돼 생활물가가 치솟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물가 상승이 불가피해지면서 대규모 감세 및 평균 임금 상승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가 꺾이고 경기가 침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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