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미국이 예고했던 대로 중국의 보복관세에 맞서 2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조치를 예고했다.


특히 이번 관세 대상 목록에는 미국 첨단 제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희토류’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미국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이날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발표한 200페이지 가량의 관세 리스트에 중국산 희토류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희토류는 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발전 등 현대 사회에서 첨단 제조업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미국이 수입하는 희토류 가운데 무려 78%가 중국산에 해당한다.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중국은 지난 2010년부터 희토류 생산을 제한하고 수출량을 감축하는 등 ‘자원무기화’하는 움직임을 보였으며 이에 따라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중국에게 희토류를 더 많이 생산하고 수출하도록 압박을 가해온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을 증가시키려는 노력은커녕, 오히려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제조업에 미칠 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중국과 무역전쟁을 끝까지 치러낼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일 미국이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차적으로 관세를 발효했다. 이어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도 이달 말 2차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더해 미국이 3차적으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관세ㅐ 부과를 실시한다면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중국산 수입품은 무려 2500 달러 규모다. 이는 지난해 중국의 전체 대미 수출(5050억 달러)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러나 미국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5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 달러 이후엔 30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유보돼 있다”고 밝혀 중국의 조치에 따라 4차적으로 관세 부과를 시행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은 유래 없는 ‘치킨 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인한 타격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에게 대두, 자동차 등 관세 부과 품목의 대미 의존도를 줄일 것을 당부하며 기업의 피해 규모를 파악해 재정 지원을 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의 대중 수출액이 1300억 달러 수준으로, 중국은 이번 미국의 2000억 달러 규모 관세 부과에 같은 규모로 대응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중국은 ‘비관세적’ 방식으로 미국에게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관세적’ 방식으로는 대표적으로 전 세계 1위 영화시장인 중국이 할리우드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 ‘블랙아웃’ 기간을 연장하는 방법 등이 해당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의 무역 정책은 철강 산업과 같은 특정 미국 산업을 웃게 만들 수도 있지만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도 몇 개의 이빨을 잃게 될 수도 있다"고 보도해 절정으로 치닿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을 지적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