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서수진 기자] 영화계 원로배우 최은희가 별세했다. 향년 92세.


최은희는 16일 낮 12시께 서울 화곡동 자택 인근 병원에서 지병으로 숨을 거뒀다.


故 최은희는 생전 누구보다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다. MBC ‘기분좋은날’에서 최은희는 1978년 홍콩에 있던 중 납북된 것과 관련해 "당시 모르는 사람이 연락해 '학교와 자매결혼을 맺자'고 제의를 했다"며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 선뜻 응했는데 만나자고 했던 관계자가 사장이 출장 중이라 일주일동안 관광을 하며 기다리라 했다. 그 후 화물선에 끌려가 납치됐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최은희는 "바다에 뛰어내리고 싶었다. 울고 소리 지르면 주사를 놓아 나를 재웠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최은희의 남편이었던 감독 신상옥 역시 그녀가 납치되고 6개월 후 납북됐다.


이북생활에 대해 최은희는 "5년 동안 탈출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하루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불러 납북된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었고 이북영화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 후 2년 3개월간 17개의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최은희는 "무서워서 탈출시도를 못했지만 신상옥 씨는 여러번 시도해 다시 끌려가곤 했다. 미국으로의 탈출이 성공했던 이유도 신상옥씨의 계속된 탈출시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최은희와 신상옥은 1986년 북한에서 만든 민간 영화사 '신필름' 홍보를 위해 미국에 머무르던 중 탈출했다.


최은희는 "미국에서 택시를 타고 돌아가는 도중 황급히 내려 미국 대사관으로 달려갔다. 달리는 중에도 뒤에서 총알이 날아올까봐 무서웠다. 문 앞에서 서로 먼저 들어가려고 밀쳐내던 기억이 난다"며 웃음을 지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