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일가 회사‥‘일감몰아주기’ 눈살

▲ 대한제분 수원지점(네이버 거리뷰)
[스페셜경제=유민주 기자]‘곰표’ 밀가루를 대표 브랜드로 내세워 그룹을 이끌어 가고 있는 ‘대한제분(이종각 회장)’은 중소기업 집단에 속해있지 않지만 그만한 위치에 있는 중견그룹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제분이 최근 고민에 빠졌다. 대한제분과 관계기업인 ‘디앤비컴퍼니’에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휘말렸고, 그룹 안에서는 신사업 계열사들이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제분은 곰표 밀가루 외에도 80여종의 가정‧업소용 밀가루 제품과 튀김, 핫케이크, 부침가루 등 60여종의 프리믹스 제품, 국수, 파스타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CJ제일제당, 동아원과 함께 ‘국내 3대 제분업체’로 꼽힌다.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업계에서 정상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내부거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라면서 “신사업에 대한 뚜렷한 계획과 목표를 설정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대한제분의 계열사 및 관계 회사인 ‘디앤비컴퍼니’의 내부거래에 대해 짚어봤다.


국내 제분업체 ‘톱3’, 곰표 밀가루 대한제분
수직계열화 지배구조, 2세대 경영개편 완료



대한제분은 창업주 이종각 회장이 1953년 11월 설립했다. 회사는 1년 만에 1일 생산능력이 5000포대를 넘으서면서 제분 업계 단일규모로 동양 최대 시설로 자리 잡았다. 이어 1970년에는 대한사료공업을 인수하고 같은 해 11월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다.


특히 1983년에는 국내 최초로 소맥분 BULK 수송시스템을 확립했으며, 1986년에는 국내 최초로 밀가루 제조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생산 공정의 자동화 및 첨단설비를 도입하며, 프리믹스 공장을 신축했다.


대한제분은 2009년 말 이종각 회장이 대표 이사직을 사임하면서 경영진이 2세대로 개편됐는데, 이듬해 2010년 그의 장남 이건영 부회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현재 그룹은 이건영 부회장의 지휘아래 곰표 밀가루를 비롯해 80여종의 가정‧업소용 밀가루 제품과 튀김, 핫케이크, 부침가루 등 60여종의 프리믹스 제품, 국수, 파스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대한제분의 지난해 매출액은 6,446억원, 영업이익은 478억원, 당기순이익은 374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2012년에 매출액은 8,901억, 당기순이익 340억, 이어 2013년 매출액은 8,647억원, 당기순이익 273억을 나타냈다.




수직계열화 지배구조


이 같이 성장해 국내 제분업체 정상 자리에 앉아 있는 대한제분의 주요 계열사는 대한사료(사료제조 및 판매), 대한싸이로(하역 및 창고보관), 한국유업(사료제조 및 판매), 디비에스(반려동물서비스업) 등 6개이며, 모두 비상장사다.


이어 대한제분의 최대주주는 이종각 회장(18.98%)이며, 뒤를 잇는 이건영 부회장은 6.01%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비롯해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과 관계 회사 까지 합하면 전체 주식은 39.51%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한제분의 주주로 올라있는 관계기업은 ‘디앤비컴퍼니’와 ‘리빙소프트’로 분류된다.


이 중 이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리빙소프트를 제외한 디앤비컴퍼니에 대해 이목이 집중됐다. 대한제분이 이 회사에 내부거래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디앤비컴퍼니’, ‘파스타’ 내부거래로 성장
풀어야할 숙제, 신사업 계열사들 적자행진


디앤비컴퍼니 성장 배경 ‘논란’


디앤비컴퍼니는 이 회장과 장녀 이혜영 부사장이 대주주로써 81%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제분의 관계회사다. 그룹의 계열사인 대한싸이로도 디앤비컴퍼니의 주식을 19%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1970년도에 설립, 파스타 및 와인냉장고 수입판매업, 밀가루 조제품 수출을 주로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디앤비컴퍼니는 2012년 매출액 73억원, 영업이익 1억7천만원, 당기순이익 6억2천만원을 차지했으며, 2013년에는 매출액 62억원, 영업이익 1150만원, 당기순이익 3억9천만원을 기록했고 배당은 실시하지 않았다.



이어 업계의 눈총을 받고 있는 대한제분과의 내부거래는 파스타를 통해 진행됐다. 디앤비컴퍼니가 해외 파스타를 수입해오면 대한제분이 이를 매입한 것이다. 대한제분은 이렇게 사들인 파스타를 소매상과 소비자들에서 판매한다.


디앤비컴퍼니는 내부거래 규모가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했다. 내부거래 비율은 앞서 2008년부터 2010년 까지 3년간 60%가 넘었다. 다만 2011년에는 매출액 74억원 중 내부거래 매출액이 36억을 기록하며 48%로 줄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2년에는 또 다시 내부거래 비율이 높아졌다. 매출액 73억원, 내부거래 매출액 39억원으로 54%로 집계됐다.


이어 2013년에는 매출액이 전년도(73억원)에비해 11억원 감소한 62억원으로 줄어들면서 내부거래 비율도 함께 내려가 34%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제분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한제분과의 내부거래로 성장한 디앤비컴퍼니는 그룹의 이 회장의 장녀 이혜영 부사장외 특수관계인이 81%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결국 ‘오너일가 배불리기’로 해석 가능하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대기업 집단에 속해있지 않아 이 같은 논란이 크게 주목받지 않았지만, 업계에서 빈축을 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신사업 계열사들 ‘적자행진’


한편, 대한제분은 디앤비컴퍼니와의 내부거래 논란 외에도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디비에스, 보나비, 글로벌심층수 등 그룹의 신사업 계열사들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비에스는 2010년에 자본금 100억원을 들여 설립되어 애완동물 사료 및 관련 용품 도소매업, 동물병원 운영 및 애완동물 숙박, 교육, 트레이닝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리온’이라는 상표명을 가진 반려동물전문서비스 매장을 오픈했지만 2013년에 적자를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도 영업손실(31억원)을 나타냈다.


또한 디비에스와 같은 해인 2010년에 설립된 보나비도 적자를 나타냈다. 커피‧베이커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이 15억원이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한제분은 중견그룹으로 나날이 성장해 왔지만, 현재는 내부거래 논란과 계열사들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