㉔대상家 지배구조 변화 ‘촉각’‥3세 승계 ‘시작되나’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인사철이 시작되고 있다. 이미 삼성그룹에서 사장 및 계열사 임원 승진 발표를 진행하면서 재계 인사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승진자 명단에서 항상 주목되는 것은 바로 오너 일가의 승진 여부다. 승진 여부에 따라 3세~4세 경영의 행보가 바뀌기 때문이다.

대상그룹 승진도 관심사 중 하나다. 대상그룹은 지난해 12월 26일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차녀인 임상민 대상 부장을 상무로 승진했다. 임상민 기획관리본부 부본부장(상무)는 영국유행을 마치고 지난 2012년 10월 부장으로 입사한 뒤 지난해 12월 상무로 승진했다.

이에 앞서 장녀 임세령 상무는 지난 2012년 식품사업총괄 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상무)로 인사발령 받았다.

1년 사이로 임창욱 명예회장의 두 딸인 임세령 상무와 임상민 상무가 모두 임원이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2016년 대상그룹 창립 60주년을 맞아 본격적인 후계구도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차기 그룹 경영권 승계의 중심에는 임상민 상무가 유력하게 거론됐다. 임상민 상무는 대상홀딩스 지분 36.71%(13,292,630주)를 가진 최대주주다.

하지만 최근 대상홀딩스의 계열사 ‘초록마을’에 대한 지분변동이 포착되면서 지배구조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대주주는 대상홀딩스로 변화가 없지만, 2대 주주부터 변동이 생기고 있는 것.


초록마을 지분 변화 <왜>

지난 10월 2일 임상민 상무는 대상홀딩스 주식 60만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13,892,630 주에서 변경 후 13,292,630주로 변동됐다. 임상민 상무는 이를 통해 약 128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민 상무는 이 금액을 통해 초록마을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보여 진다. 초록마을은 임세령 상무가 지분 20.41%(667,224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대주주인 임세령 상무가 처음부터 초록마을 대주주는 아니었다. 지난 2013년 3월 20일 감사보고서에도 이름이 없다. 대상홀딩스가 69.31%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며 임창욱 명예회장이 20.55%를 가지고 있었다. 이외 현대자동차가 5.43%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2013년 이후 임창욱 회장은 7.51%로 지분이 줄어들었고 대신 임세령 상무가 22.69%까지 늘면서 개인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14년 3월 27일 감사보고서 기준 초록마을 최대주주는 대상홀딩스로 69.31%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임세령 상무가 22.69%, 임창욱 회장이 7.51%, 기타 지분 0.49%를 포함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임세령 상무가 식품사업총괄 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상무)로 식품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만큼 초록마을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임상민 상무가 대상홀딩스 지분을 일부 매각하고 이 금액으로 초록마을에 대한 지분을 매입해 후계구도에 또 다른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임상민 상무 vs 임세령 상무

임세령 상무는 일찌감치 그룹 후계구도에서 비껴서 있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지난 1998년 결혼 후 삼성가 일원으로 살았으나 2009년 2월 이혼했다. 임 상무는 연세대 경영학과 시절 이재용 부회장과 결혼했으며 이후 뉴욕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그룹에 다시 입성한 것은 지난 2010년 이다. 임 상무는 지난 2010년 대상그룹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담당하는 대상HS 대표로 재직하면서 대상그룹에 다시 발을 들였다. 지분도 동생인 임상민 상무 보다 적다.

임상민 상무는 2003년 2월 이화여대를 졸업 후 2005년 5월 미국 파슨스 스쿨, 2012년 런던 비즈니스 스쿨 MBA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지분도 20.41%로 동생인 임상민 상무 지분 36.71% 보다 낮다. 농산품 유통기업인 아그로닉스 지분도 임상민 상무가 27.5%, 임세령 상무가 12.5%를 가지고 있다.

식자재 도‧소매업 대상베스트코 지분은 임창욱 회장 10%, 임세령 상무 10%, 임상민 상무 10% 등 동일하게 확보하고 있다.

이 중 초록마을은 유일하게 임세령 상무가 임상민 상무 보다 지분이 많은 업체여서 임상민 상무가 대상홀딩스 지분을 매각하면서 까지 초록마을 지분을 확보한 것에 대해 ‘후계구도’ 간 변화로 해석하는 견해도 나오고 있는 것.

하지만 개인의 ‘판단’ 일뿐 후계구도 변화에는 ‘선’을 긋는 분위기다.

대상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아직 명확하게 후계구도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초록마을은 대상홀딩스 계열사로 여전히 대상홀딩스 지분이 많다. 일각에서 경쟁구도로 몰아가고 있지만 사실상 두 상무 간 사이는 매우 돈독하다”고 밝혔다.


두 자매 ‘눈독’ 들이는 초록마을

임세령 상무와 동생 임상민 상무가 지분 경쟁을 벌인다는 평가를 받는 ‘초록마을’. 초록마을은 지난 1999년 12월 22일 설립된 친환경 유기농식품 프랜차이즈 유통업체다.

초록마을은 2009년 상호를 한겨레플러스에서 초록마을로 변경했다. 한겨레신문사에서 시작한 사업이지만 대상그룹이 친환경 사업을 시작하면서 인수했다. 최근에도 한겨레21 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아직 지분 정리가 완전히 이뤄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매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초록마을은 지난 2012년 1230억, 2013년 1383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며 내년 2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풀무원 ‘올가’ 등 친환경 유기농식품 프랜차이즈가 전무하기 때문에 성장세가 연일 가파르게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올 12월 있을 임원 인사에 이어 2016년을 앞둔 내년께 대상그룹 후계구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재계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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