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민주화 배신자’ 논란에 “심재철, 왜 아픈 기억 끌어내나”

신교근 기자 / 기사승인 : 2019-05-03 11: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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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우익 유튜버들, 지금까지는 용서
…해명 후부터 계속 헛소리하면 소송 조심”

심재철 “신군부 눈과 귀 밝혀준 유시민
…역사 앞에 좀 더 겸허해지길 바란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출처=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영상 캡처)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진보좌파진영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민주화운동 동료 배신자’ 논란에 휩싸였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1980년 ‘서울의 봄’ 민주화운동 당시 유 이사장이 계엄사령부에 운동권 동료들의 이름과 행적을 자백했다고 폭로하면서다.

심재철 의원의 이 같은 폭로에 유 이사장은 ‘고통스러웠던 과거 기억을 끌어내게 하는 이런 일들을 뭐 때문에 하느냐’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논란의 발단은 이렇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달 20일 KBS 예능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합수부) 조사 당시 구타를 당해도 비밀조직은 노출 안 시켰다”며 “뜻밖의 글쓰기 재능을 발견한 곳은 합수부”라고 주장했다.

계엄사령부의 구타에도 자백하지 않았다는 유 이사장의 주장에,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던 심재철 의원이 강력 반발하면서다.

심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의 자필 진술서를 공개하며 “21살 재기 넘치는 청년(유 이사장)의 90쪽 자필 진술서가 다른 민주화 인사 77명의 목을 겨누는 칼이 됐다”며 “이 중 3명은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의 24인 피의자가 됐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진실을 감추고 자신의 ‘글쓰기 재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자랑스러워하는 유시민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마저 거짓을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모습을 보고 진실을 공개하기로 했다”며 진술서를 공개한 배경을 밝혔다.

심 의원이 이날 공개한 ‘유 이사장 자필 진술서’ 내용에 따르면, 유 이사장은 ‘김대중이 함석헌과 함께 참석해 조의금 20만원을 심재철에게 교부하고 조사했다’, ‘학생들이 김대중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며 상당히 과열된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이해찬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김부겸 의원, 신계륜 전 의원의 이름과 행적도 진술서에 적었다. 

 

▲1980년 서울의 봄민주화운동 당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자필 진술서 사본 (자료제공=심재철 의원실)

심재철 의원실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 이사장은 해당 진술조서를 작성한 뒤 불기소로 풀려났지만, 심 의원은 1980년 6월 30일 내란음모 사건의 피의자로 중앙정보부에 잡혀가 고문을 받았다”며 “1심·2심에서는 징역 5년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 측의 이 같은 주장에, 유 이사장은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를 통해 “조직을 완벽히 보호했다”며 “진술서는 심재철이 체포된 후에 7월 심재철 것을 가져와 강요해 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진술서에 언급된 서울지역 학생회장단, 서울대 학생회 간부 외 지명수배 된 사람은 없었다”며 “정치인과 묶여서 휘말리면 안 된다는 원칙으로 김대중에 대한 언급도 안했다”고 일축했다.

유 이사장은 “심재철 의원은 이 일에 매달리지 않았으면 좋겠고, 자기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며 “제가 ‘대화의 희열’에 나가서 심 의원을 비판하거나 원망하거나 뭐 그런 얘기를 한 게 아니지 않나”라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런데 뭐 하러 이런 일에 페이스북에 글을 쓰느라고 신경을 소모하고,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기억을 자기도 끌어내고, 남도 끌어내게 하는 이런 일들을 뭐 때문에 하냐 이거다. 참 안타깝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이 같은 논란을 비판한 우파성향의 유튜버들을 겨냥해서는 “나름 한다하는 우익 유튜버하는 사람들이 내가 무슨 ‘동지를 밀고했다’는 등의 헛소리를 늘어놓고 있다”며 “제가 해명을 안 한 상태니 지금까지 한 것은 용서하겠다. 그러나 이 방송이 나가고 나서 계속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저는 송사(소송)하는 것을 안 좋아하지만 내가 어떻게 할지 모르니 조심들 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심 의원이 제 진술서를 가지고 있으면 날짜별로 저에게 송부해줬으면 좋겠다”며 “노무현재단 대표메일로 송부해주시면 고맙게 받아서 보겠다”고 덧붙였다.

“신군부 눈과 귀 밝혀준 유시민…역사 앞에 좀 더 겸허해져야”

유 이사장이 심 의원을 비롯한 우파 유튜버들을 향해 반박과 불쾌감을 내비치자, 심 의원은 재반박에 나섰다.

심 의원은 2일 ‘역사 앞에 서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유 이사장은 다시 한 번 진실을 왜곡하는 예능의 재능을 발휘했다”며 “그의 진술서는 총학생회장단이나 학생지도부 외에 복학생 등 여타 관련자와의 사적 대화까지 상세하게 진술해 수사초기 신군부의 눈과 귀를 밝혀준 셈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의 진술 탓인지 1980년 6월 11일자 유시민 진술서에 언급된 77명 중 미체포자 18명이 6월 17일 지명수배가 됐다”며 “이 중 체포된 복학생 중 일부는 이해찬에 대한 공소사실의 중요 증거가 됐다”고 말했다.

나아가 “1999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의 재심결정이 내려진 후 본인은 20년을 기다렸다”며 “2019년 4월 19일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마지막 피고인으로 청구한 재심청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본 의원의 역사적 책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학생운동 지도부까지 대학시절 내내 함께 했던 선배이자 동지였던 본 의원은 유 이사장이 80년 미완으로 남은 서울의 봄 민주화운동의 시대적 책임에 대해 깊이 숙고하고 역사 앞에 좀 더 겸허해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자신의 진술서와 본 의원의 진술서를 공개하자고 제안했는데, 동의한다. 아울러 공판 속기록도 함께 공개돼야 한다”면서 “유 이사장이 먼저 자신과 가까운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피고인 유족이나 피고인들을 설득해 공판 속기록 공개 동의를 얻어주길 바란다”고 역제안 했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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