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프랑스 르노자동차가 카를로스 곤 전 르노 회장을 둘러싼 암투(暗鬪)설이 번지며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일본 닛산자동차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경영통합안의 골자가 지주회사 설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닛산차는 이를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당초 닛산의 쿠데타설 배경으로 지적된 것이 르노의 지주사전환을 통한 사실상 닛산 흡수합병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예상 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지난 27일 주요 일본 매체에 따르면 르노 측은 닛산이 지난 8일 임시주총에서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회장을 이사로 선임한 뒤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통합안을 제안했다.

통합안의 핵심은 공동 지주회사를 만들어 르노와 닛산위에 두고 닛산이 34.0% 지분을 보유한 미쓰비시자동차는 현행대로 닛산차 산하에 두는 것이다.

당초 르노는 닛산 주식 43.4%를 보유하고 의결권도 있는 반면, 닛산차는 의견권 없는 르노주식 15%를 갖고있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사실상 닛산이 르노에 흡수합병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당초 곤 회장 사태가 닛산 쿠데타설로 불린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곤 회장이 르노본사와 지주사설립을 추진하려 하자 닛산이 반기를 들었다는 게 닛산 쿠데타설의 핵심이었다. 곤 전 회장은 작년 11월부터 개인비리 혐의로 일본 검찰의 수사를 받았으며 이는 닛산 내부고발로 촉발됐다.

통합안은 지주회사 임원 수를 닛산차와 르노가 같게 맞추고 본사를 일본이나 프랑스가 아닌 제3국에 설립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상 어떤 방향이든 지주사로 묶이기만 하면 유리한 르노의 닛산을 향한 사전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르노는 ‘가능한 한 조속한 협의 시작’을 닛산차에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닛산차 사장 겸 최고경영책임자(CE0)는 지난 26일 밤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나 “실적회복이 우선”이라며 지주회사 설치와 관련된 질문을 모두 일축했다.

사이카와 사장의 입장이 확고한 만큼, 르노는 오는 6월 실시될 닛산차 정기 주총에서 사이카와 사장의 연임을 저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 silvership@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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