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노사갈등 위기가 극에 달해있는 르노삼성자동차가 노조와 임단협(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약 10개월간 이어진 파업에 내수·수출 모두 두동강 난 상태에서 다시 진행되는 임단협인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노사는 익일(14일) 오후 2018년 임단협 교섭을 재개한다. 전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4일간 이어진 부산공장 셧다운(가동중단) 이후 진행되는 첫번째 교섭이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작년 6월 2018년 임단협 교섭을 위한 첫 상견례를 가졌지만 여지껏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해당 기간 노조는 부분파업을 단행하며 사측을 압박했다. 2018년 임단협 교섭 시작 이후 최근까지 모두 62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단행했으며 250시간 동안 생산차질을 야기했다. 이 떄문에 발생한 사측의 피해규모는 약 2800억원으로 추산된다.

르노삼성차의 위기는 임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내외 자동차 시장 여건도 평탄하지 않은 상황에서 임단협이 장기화 되면서 실적부진의 이중고에 처한 것. 르노삼성차의 금년 1~4월 누적 내수실적은 2만2812대로 작년 같은기간 대비 13.8% 줄었다. 동기 수출실적은 5만2930대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39.8% 줄었다. 추가로 르노삼성차가 위탁생산하고 있는 닛산 로그 물량도 작년에 비해 감축되는 등 고난의 연속이다.

이번 교섭의 성사가 회사와 노조 양측 모두에게 절실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긍정적으로 해석해볼 만한 부분은 지난 교섭과는 상황이 다소 전환했다는 점이다.

우선 교섭대표가 바뀌었다. 르노삼성차는 사측 교섭대표로 내세운 것은 윤철수 전무다. 윤 전무는 자동차 부품회사 출신으로 인사 및 노무에 특화 된 인사로 알려졌다. 종전 교섭대표인 이상봉 상무가 세일즈 전문가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노조의 파업참여율이 저조해 진 것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된다. 한때 90%를 상회하던 노조원 파업 참여율은 최근 50%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파업이 회사의 존폐위기로까지 치닫을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 노조원들도 생계에 대한 우려를 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엔 패브리스 캄볼리브 르노삼성자동차 지역 본부 회장도 임직원 메시지를 보내 “지역 본부를 개편한 이후 첫 방문지는 한국이 될 것”이라며 노사갈등 해결에 지원사격을 하기도 했다.

앞서 르노그룹은 지난 3월 조직개편을 진행해 기존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에 포함됐던 한국, 일본, 호주, 동남아 및 남태평양지역을 아프리카·중동·인도지역 본부와 통합해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지역본부(AMI태평양)로 재편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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