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토종 여성 속옷 브랜드 ‘비비안’이 ‘트라이’로 유명한 쌍방울 품에 안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남영비비안은 지난 21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쌍방울·광림컨소시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쌍방울·광림 컨소시엄은 남석우 남영비비안 회장의 지분 23.8%를 포함해 최대 주주·특수관계인 지분 75.9%를 인수할 계획이다.

시가총액 등을 고려하면 인수대금은 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며, 최종 계약은 다음달 15일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에 쌍방울이 남영비비안 인수에 뛰어든 이유는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사업을 다각화해 여성용 속옷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트라이는 여성 언더웨어 브랜드 샤빌과 보정속옷 쉬방을 제외하면 여성 속옷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1957년 설립된 남영비비안은 대표 브랜드 비비안을 앞세워 62년동안 한국 토종 여성 란제리 브랜드로서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그러나 최근 수년째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사업을 매각하기 이르렀다.

남영비비안은 사업보고서에서 “노동집약적인 섬유·봉제산업의 특성상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다품종·소량 생산에 따라 수익 창출 요소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남영비비안은 지난해 매출액 2061억원을 기록했지만 약 39억원의 적자를 냈다. 흑자 전환한 지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2017년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실적 반등에 실패했다.

이런 사정은 다른 토종 속옷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쌍방울은 2016년 150억원, 2017년 216억원 적자를 본 뒤 지난해에서야 가까스로 영업이익(5억6400만원)을 냈다.

업계에서는 쌍방울이 남영비비안을 품으면 생산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원가절감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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