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지난해 남양유업이 자회사인 남양F&B 사명을 ‘건강한사람들’로 변경한 것을 두고 잡음이 들끓고 있다. 이미 ‘갑질’ 기업으로 낙인 찍힌 남양 브랜드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사명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온라인 상에서 잇따랏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영유업은 지난 2013년 본사직원의 막말 녹취록이 공개돼 대중들의 분노를 산 바있다. 지난해에는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회장의 외손녀인 황하나씨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는 사건이 일어나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같이 기업 이미지가 실추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남양유업 제품을 사지 않는, 이른바 불매 운동을 현재까지 강행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사명을 바꾼 것에 대해 이미지 변신이 아닌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입장을 밝혔으나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 여파는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중심에 선 남양유업에 대해 <스페셜경제>는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남양F&B’->‘건강한사람들사명변경네티즌 불만 폭주

불매운동 탈피 꼼수?마케팅 일환, 다른 의미 없어

 

지난 17일 <투데이코리아>에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남양F&B는 지난해 11월 21일 ‘건강한사람들’로 사명을 변경했다. 사명을 새로 바꿈에 따라 신규 사업에 변화와 성장 기회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남양유업 생산전략본부장을 역임했던 김승연 대표가 맡고 있고, 사내이사는 김 대표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다.


하지만 사명을 변경한 것을 두고 소비자와 네티즌 등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앞서 불거졌던 갑질 논란, 불매운동 브랜드 이미지를 상쇄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SNS상에서 한 네티즌은 “사명이 바뀐지도 몰랐다. 소비자들이 ‘남양’이라는 브랜드로 불매운동하는 것을 보고 사명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대리점에서 주문하지 않은 제품을 본사가 강제 할당하는 ‘밀어내기’ 사건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과 함께 제품을 밀어내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인터넷에 공개된 적이 있기 때문.


해당 영원사업은 녹취록이 인터넷에 올라와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으나, 유포한 행위가 비방 목적보다는 공익성이 크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같은 갑질 정황은 소비자들의 분노를 사 곧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갑질 사태 이전인 2012년 남양유업의 영업이익은 637억2918만원이었지만 작년 영업이익은 4억1735만원으로 7년 만에 633억원 감소했다.


이밖에 남양유업은 ‘남양’이라는 브랜드 로고를 교묘하게 가린채 상품을 판매한다는 의혹도 받아왔다. 신제품에서 빨대 부착 위치를 통해 회사 로고를 가리는 등 남양유업 제품임을 숨겨왔다는 지적이다. 


해당 논란이 불거지가 남양유업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해명 영상을 올렸지만 소비자들의 불신은 여전히 지속됐다. 소비자들은 남양이 브랜드 로고를 가리고 판매하는 제품들을 공유하며 불매운동을 독려했다.


아울러 지난해 4월에는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회장의 외손녀인 황하나씨가 필로폰을 매수·투약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는 등 사회적 물의가 번지자,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 다시한번 불씨를 지폈다.

 

이미지 탈피 목적 아냐신뢰성 회복 여부 주목

 

 

이와 관련 남양유업 측은 남양에프앤비의 사명 변경이 ‘갑질’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목적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남양유업 관계자는 “갑질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해 바꾼건 전혀 아니다”라며 “남양F&B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계획 중에 있다. 이에 기존 음료회사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사명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의 잘못된 부분은 개선이 이뤄졌다. 특히 2013년에 불거 졌던 ‘밀어내기’ 행태는 시스템적으로 원천 차단된 상태”며 “과거에 행적이 현재까지도 회자돼 일부 여론들에 의해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남양유업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남양F&B의 사명 변경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여전히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미 시스템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개선했다고 해도 한번 박힌 인식은 빼기 어려운 모양새다.


남양유업이 자회사 사명을 바꾼만큼, 다시 한번 조직쇄신이 이뤄져 등 돌린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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