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대표적인 서민음식 ‘치킨’의 2만원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치킨업체들의 실적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BBQ를 시작으로 치킨업체들은 잇따라 가격인상을 단행하거나 배달비를 포함해 치킨가격을 올려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치킨 2만원 시대를 맞이했지만 결국 소비자와 점주 입장에서 치킨업계는 ‘승자없는 시장’이 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1위인 교촌에프앤비의 영업이익은 198억원이었다. 2017년 207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4.5% 줄었다.

같은 기간 동안 매출은 3168억원에서 3304억원으로 4.2%올랐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초 배달료를 부과하면서 생긴 부가적인 매출상승일 뿐 실제 실적을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2위와 3위인 BHC와 BBQ의 상황도 비슷하다. 교촌에프앤비와 달리 매출도 함께 감소하면서 오히려 더 상황이 좋지 않다.

BHC는 매출 2천376억 원을 기록하며 2017년 대비 0.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07억 원으로 동일 기간 대비 6.4% 줄어들었다.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비비큐는 3사 중 매출·영업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영업이익 18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204억원 대비 10.7% 줄었다. 매출 역시 2353억원에서 2300억원으로 떨어졌다.

치킨업계 ‘빅3’업체들이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배달비나 음료 등의 유료화로 인해 소비자의 체감 치킨 가격이 더욱 상승하면서 소비자의 지갑은 이전보다 굳게 닫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프랜차이즈보다 낮은 가격의 치킨 브랜드가 생기고 인기를 끌면서 대형프랜차이즈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들 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활성화하는 등 새로운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배달은 인건비 외에도 배달앱 수수료 등 부수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이 많기 때문에 배달 시장에서 벗어나 홀 매장 활성화에 나선 것이다.

교촌은 지난해 홀에서만 주문할 수 있는 반마리 메뉴를 내놓고, 샐러드 등과 함께 구성된 홀 전용 세트를 운영하고 있다.

BHC의 경우는 ‘치즈볼’, ‘소떡소떡’ 등 사이드메뉴가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매장 매출이나 테이크아웃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 사이드메뉴만은 배달을 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치킨앤비어(Chicken&Beer) 카페를 론칭한 BBQ는 계속해서 소형 점포를 대상으로 매장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가맹점이 카페형 매장 전환을 원할 경우 인테리어 비용 30%를 지원해준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시장의 성장과 궤를 함께 했던 치킨업계가 이제는 한계를 드러낸 배달 위주의 전략에서 벗어나려는 모양새”라며 “앞으로 운영방식의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BHC]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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