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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지난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도입되면서 대부업과 개인 간 거래인 P2P에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규제 시행 이후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지만 대부업체에는 그만큼 주담대 수요가 몰려 저신용자 신규 대출을 중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실상 저신용자의 대출길이 막힐 수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22일 금융당국 등은 지난 6월 저축은행과 카드·보험사 등 2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2000억원 줄었다고 전했다. 이는 DSR 규제로 2금융권 대출이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부업과 P2P업체는 DSR 규제를 받지 않아 대출이 필요한 차주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우량차주임에도 불구하고 규제로 인해 1·2금융권에서 대출이 막히자 대부업과 P2P 업체로 눈을 돌린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상위 P2P 업체의 부동산담보 대출은 564억원으로 5월 428억원보다 한 달 만에 136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들 업체의 지난 1~3월 부동산담보 대출은 200억~300억원 대에 불과했으나 6월에 갑자기 500억원 대로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침체 국면을 달리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실제로 감정가치가 약 70억원이나 되는 서초구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 담보 대출부터 도곡 타워팰리스, 잠실 엘스 등 고가의 아파트들을 담보로 한 대출상품이 P2P 업체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는 대출 규제 강화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지만 대출이 쉬운 P2P업체로 우량차주들이 몰리는 현상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부업 주담대도 작년 하반기 2금융권 DSR 규제 시범 도입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한 바 있다. 작년 12월 기준 대부업 담보대출은 6개월 전보다 8660억원이나 늘었다. 담보대출 비중 또한 지난 2017년 말에는 23.6%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엔 32.2%까지 10%포인트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권 DSR 규제로 인해 우량차주들마저 대부업과 P2P업체로 몰리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밀려날 곳 없는 저신용자들은 사실상 대출 길이 막힌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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