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제사정…정부여당, 모르는 척 하는지 정말 모르는지”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끝났다. 이제 국회는 내년도 예산 정국에 돌입하고, 예산안 처리까지 끝나면 자연스럽게 내년 4월 열릴 21대 총선 정국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국민들은 국감이나 총선보다는 자신들의 생활과 직접 결부된 ‘먹고 사는’ 경제문제에 무게를 둔다. 최근 세계적 경기침체 전망 속에서 ‘D의 공포’가 확산되는 현재 같은 경우는 더욱 그렇다. 

겨울철 북서풍과 함께 다가올 미세먼지 문제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러한 국민생활과 결부되는 환경·노동 현안을 다루고 관련 입법활동을 펼친다. 

<본지>는 창간 11주년을 맞아 국회 환노위원장을 맡고 있는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짚어봤다.


김학용 환노위원장은 “지난달 고용 동향에서 60살 이상 취업자는 38만 명 증가한 반면, 30대·40대 취업자는 24개월 연속 동반감소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긍정적인 면만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낙관론만으로는 경제현실 탈피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총선과 관련해 거론되는 ‘보수대통합’에 대해서는 “현 정부여당에 우호적이던 중도층·무당층이 조국사태로 대거 이탈하고 있다. 보수 스펙트럼을 넓혀 보수대통합을 이루는 것이 필수조건”이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선 “박근혜 전 대통령 프레임 탈피는 한국당이 극복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나,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은 박 전 대통령 이름을 팔아 총선을 치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자유한국당 김학용 환경노동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조국 블랙홀 빠진 아쉬운 국감”…경기 침체 속 정부 낙관론 무용지물


Q :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끝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이번 환노위 국감 전반을 평가한다면?

☞ 이번 국정감사는 처음부터 조국사태로 인해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늦어지는 바람에 준비기간이 다른 국감 때와 비해서 많이 부족했다. 대부분의 상임위가 전반적으로 조국 블랙홀 빠져서 제대로 된 국정감사를 실시하지 못했고, 국민들 관심 역시 조국사태에 쏠리다보니 예전보다 국정감사에는 관심이 적었다.

상임위마다 차이가 있지만 우리 환경노동위원회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단 한 번의 파행도 없이 예정된 일정을 잘 소화하며 정책국감의 모범을 보였다. 저 또한 우리 환경노동위원회가 아무런 잡음 없이 국감을 잘할 수 있도록 환경노동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 했다.

 

 

Q : 디플레이션 우려와 기준금리 인하, 경제성장률 하락 전망, 제조업 및 30~40대 일자리 감소 등 대한민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경기침체 신호가 역력한데,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전환보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선호하고 있다. 일각에선 정책 전환도 전환이지만 규제개혁과 노동개혁이 전제되지 않고선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환노위원장으로서 규제개혁과 노동개혁의 핵심을 꼽는다면?

☞ 지금 대한민국 경제사정이 얼마나 심각한지 정부여당은 알면서 애써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모르는 것인지 국민들은 답답한 마음을 넘어 참담한 지경이 된지 오래다.

21일 관세청이 발표한‘10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수출(268억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19.5%(65억달러)나 쪼그라들었고, 지난달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이달 계속 마이너스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최근에 한국 경제 성장률을 기존 2.6%에서 2%로, 0.6%p나 낮췄고, 경제협력개발기구와 아시아개발은행이 내놓은 전망치는 2.1%이며 또한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투자은행들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 전망률이 1.9%에 그칠 것으로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고용 동향을 살펴보면 전체 취업자 수는 지난달 취업자는 2740만 4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4만 8000명 증가했지만, 60살 이상 노인과 초단기 일자리 위주로 늘었다. 이는 60살 이상 취업자는 38만 명 증가한 반면, 30대와 40대 취업자는 24개월 연속 동반 감소한 것이다.

더 걱정스러운 건 이같은 경제상황에 대한 정부 내 인식이다. 홍남기 부총리가 최근 올해 성장률을 2.0~2.1%로 공식 하향을 인정한 게 불과 며칠 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벤처투자는 사상 최대치”,“소득 여건 개선”,“일자리 회복세”,“고용률은 역대 최고 수준” 등 긍정적인 면만 강조했다.

이런 식의 낙관론만으로는 악화일로에 있는 경제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경제를 살리는 기본은 민간 부문에서 나와야 한다. 기업이 투자와 고용 창출을 주도해야 건전한 경제다. 규제 개혁과 노동시장의 개혁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민간투자 활력제고 방안이나 노동의 유연성 확보가 경제 활력의 마중물이 되도록 대통령과 정부가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이유다.

 

 

 

“이탈한 친여 층 잡아 보수 통합해야…정부, 中에 미세먼지 항의 못해”


Q : 예산안 정국이 끝나면 여의도 정치권은 곧바로 총선 체제로 전환하지 않겠나. 한국당 총선 승리의 필수조건으로 보수대통합과 박근혜 프레임 탈피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보수대통합과 박근혜 프레임 탈피에 대한 3선 중진의원의 생각을 듣고 싶다.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직후 당시 상당수의 중도층과 무당층이 현재의 정부여당에게 우호적이었지만 조국사태로 인해 대거 이탈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받아 내년 총선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보수의 스펙트럼을 넓혀 보수대통합을 이루는 것이 필수조건이다.

아울러 박근혜 전 대통령 프레임 탈피는 자유한국당이 극복해야할 과제임은 분명하나, 이미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 이름을 팔아 총선을 치를 수도 없고 치러서도 안 된다.

다만, 이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정치권에서 논의할 때가 된 것은 사실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평생을 감옥에 있어야할 정도로 잘못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 생각이 다르다.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과정에서도 밝혀졌듯이 대통령으로서 국민 상식과 배치되는 행동과 처신이 문제였지, 박 전 대통령이 금전이나 이권을 탐했던 분은 아니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33년형은 누가 뭐라고 해도 정치보복이고 정치탄압이다.

모든 것을 끌어안고 네 편 내 편 가리지 말고 국민을 통합해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무인 만큼 문재인 대통령께서 국민대통합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판절차가 끝나는 대로 사면해 주시기를 바란다.
 

 


Q : 요즘 미세먼지 없는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기분까지 맑아지는 느낌이다. 그러나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 또 미세먼지가 대한민국 전역을 덮을 것인데, 일각에선 국내에서 아무리 자정노력을 해봤자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말짱 도루묵이 아니겠냐는 볼멘소리를 한다. 즉, 미세먼지의 근원으로 중국을 지목하며 중국에 아무 소리도 못하는 정부를 지적하고 있는데, 미세먼지의 근원을 중국으로 지목하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우리나라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중국의 영향이 결코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자료를 보면, 작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국내·외 기여도를 보면 평균적으로 국외 영향이 50.67%로 국내 영향인 49.33%보다 1.34% 더 크고, 대부분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발생한 3-4일 후 백령도 및 인천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현재 우리 국민들이 정부의 미세먼지 정책에 대해 분노하는 이유는 우리가 미세먼지를 줄이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나라 미세먼지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중국에 사실상 아무런 항의도 못하고 면죄부를 주고 있는 현 정부의 ‘저자세 태도’ 때문이다.

지난 4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에서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고자 방중단을 구성하려 했으나, 중국 공산당 측의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 11월말에 제가 회장으로 있는 의원연구단체인‘대한민국미래혁신포럼’에서 추궈홍 중국대사 초청강연이 예정돼 있는데, 그때 미세먼지 문제도 중점적으로 얘기해보려고 한다.

곧 ‘삼한사미(3일은 추위, 4일은 미세먼지)’의 계절이 다가오는데, 국민들의 건강이 걸린 문제인 만큼 국회 차원에서도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목소리를 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한-베트남, 닮은 점 많아…사돈국 넘어 공존 번영 고대”


Q : 2014년부터 한·베트남 의원친선협회 회장을 맡는 등 우리나라와 베트남 간의 우호증진을 위해 애쓰고 있는 걸로 안다. 며칠 전에는 한경에세이에 ‘사돈의 나라를 넘어’라는 기고도 쓰셨는데, 베트남에 대해 애착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아울러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이른바‘박항서 매직’과 더불어 우리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로 베트남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높은데, 베트남 의원들이 갖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

☞ 한국과 베트남은 닮은 점이 많은 나라다. 유교 사상을 중시하는 전통에 따라 부모에 대한 효를 중심으로 가족과 공동체를 중히 여긴다. 아이들이 몽고반점을 갖고 태어나는 점도 닮았고 젓가락을 사용하는 문화, 술을 권하는 관대한 음주문화도 그렇다.민족애 역시 남다르다. 두 나라 모두 역사적으로 외세의 침략으로 식민 지배를 받은 아픔과 저항운동의 경험이 있다. 냉전 시대를 지나며 분단과 전쟁의 쓰라린 경험도 똑같이 지니고 있다. 세계 어디에도 우리와 이토록 비슷한 문화와 정서를 가진 나라는 없을 것이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두 나라가 국제결혼 7만 가구의‘사돈의 나라’로 발전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이유로‘한-베트남 의원친선협회’회장을 맡게 됐고, 참 열심히 양국의 협력증진을 위해 노력해 왔던 것 같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과분하게도 지난 6월에는 베트남 정부로부터 우호훈장을 받기도 했다. 베트남 관계자가 귀뜸 해 주기로는 이 훈장이 박항서 감독이 받은 훈장과 같은 훈격이라고 한다.

올해가 양국이 수교한 지 27주년이 되는 해다. 27년의 시간동안 한국은 베트남의 2대 교역국이자 제1위 투자국 및 제1위 공적개발원조(ODA) 협력국이 되었고, 베트남은 한국의 4대 교역국 및 투자 대상국이 됐다.

이제는 사돈의 나라를 넘어 소중한 우방국으로 양국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발전해 공존 번영하기를 고대한다.

  

 

 

 

“뉴스공장, 왜곡 잡으려 출연 결심…나름 자부심 느낀다”

Q :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금요일 코너에 고정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김 씨가 좌파성향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출연하기 전 김 씨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을 것 같은데, 직접 겪어보니 어떻던가?

☞ 사실 대다수의 한국당 의원들이 정치편향 성격이 짙은 tbs교통방송의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하시길 내켜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저도 처음엔 썩 내키지 않았지만 뉴스공장이 청취율 1위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반증 아니겠나. 그래서 저는 오히려 진보성향을 가진 청취자들에게 좌파진보 매체에 의한 왜곡된 사실을 바로 잡을 필요도 있고, 정부여당에게도 쓴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로 봤다. 더 나아가 우리 자유한국당의 입장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사실 김어준 씨는 진행자임에도 불구하고 중립적이지 못한 진행 스타일 때문에 편향적인 프로그램이었던 것은 맞다. 그러나 그런 점을 제가 모르고 출연한 것도 아니고, 실제로 김어준 씨의 편파적인 진행에 끌려가지도 않았다. 때로는 진행자의 편향성을 지적하기도 했고, 팩트가 다른 부분은 강한 톤으로 바로잡는 등 불리함 속에서도 나름 청취자들이 균형있는 생각과 판단을 하실 수 있도록 해 왔다는 점에서 나름 자부심을 느낀다.

 



Q : “당신께 맞춥니다. 안성 출신 김학용입니다”가 김 의원의 자기소개 멘트인데, 안성 지역구 의원으로서 안성을 홍보한다면?

☞ 안성은 무궁무진한 매력과 자랑거리가 넘쳐나는 고장이다. 장인의 혼이 살아있는 문화예술의 도시이고, 3.1운동 전국 3대 실력항쟁지로 이름난 충절의 고장이기도 하다.

산과 들 호수와 하천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토대로 쌀 쇠고기 포도 배 인삼 등 5대 농특산물을 생산하고 있는 가하면,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로 물류의 중심지로 성장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또, ‘City of Master’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이름난 명장도 많다. 특히 안성에서 제작한 유기는 튼튼하고 질이 좋기로 전국적으로 유명해 “안성 맞춤유기”라는 말에서 ‘안성맞춤’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제가 각종 방송출연이나 의정활동을 통해 히트시킨 “당신께 맞춥니다. 안성출신 김학용입니다”도 바로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이제는 ‘안성맞춤 한우’, ‘안성맞춤 포도’ 등의 브랜드로 활용되며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농수산물 공동브랜드 부문에서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13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며 퍼스트 클래스로 선정된 바도 있다.

자기가 태어난 고향에 애착을 가지는 것은 인지상정이겠지만 저에겐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고향인 안성에서 태어나서 자란데다, 30여 년의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고향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그분들의 도움으로 국회의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 안성은 이름 모를 풀 한포기와 돌멩이 하나까지도 사랑스러운 곳이다.

 



Q : <스페셜경제>가 올해 창간 11주년을 맞이했다. 끝으로 창간 11주년을 맞은 <스페셜경제>와 독자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 탐사 정론보도를 통해 경제·정치·시사 종합신문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페셜경제>의 창간 1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보다 깊이 있고 정확한 정보를 원하는 독자 분들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항상 노력하는 <스페셜경제>의 참 뜻이 오늘날 비로소 결실을 맺고 있어 독자의 한 사람으로 뿌듯한 마음이 앞서고 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언론의 오래된 고사가 있다. 언론의 힘이 그만큼 크고 위대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반대로 언론의 가진 힘을 잘못 쓰면 그만큼 위험이 따른다는 뜻도 내재되어 있다.

<스페셜경제>가 지금까지 노력했던 것처럼 앞으로도‘정론직필’을 통해 독자들에게 역사의 전달자로 기억되는 언론이 되어주길 바란다.

 

 

 

자유한국당 김학용 환경노동위원장 프로필

2018.07~ 제20대 국회 후반기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2017.12~2018.05 제20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원회 위원장
2017.05~ 제20대 국회의원 (경기 안성시/자유한국당)
2016.05~2016.12 제20대 국회의원 (경기 안성시/새누리당)
2014~ 한·베트남 의원친선협회 회장
2012.05~2016.05 제19대 국회의원 (경기 안성시/새누리당)
2012.02~2012.05 제18대 국회의원 (경기 안성시/새누리당)
2008.05~2012.02 제18대 국회의원 (경기 안성시/한나라당)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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