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지난 8일 신임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공식적인 행보를 시작한 9일 운동권 출신이라는 특유의 강성 이미지를 벗고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민생을 중심으로 하는 국회 정상화에 방점을 찍고, 정국을 마비시킨 원인이 된 패스트트랙 협의 문제는 차후에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생을 살릴 수 있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야당이 주도하는 것도 좋다는 마음으로 절박하게 임하고 있다”며 “민생 회복이라는 정치 본연의 자리를 지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가오는 총선과 관련해 경쟁의 가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정당 간 경쟁은 불가피하겠지만 멋진 경쟁을 해야 한다”며 “낙인찍는 정치, 막말하는 정치, 저부터 삼가도록 노력하겠다. 품격 있는 정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취임 인사차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예방하기도 했다.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생각하는 부분이 확대되면 좋겠다”라고 전한 나 원내대표의 말에 그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여러 번 반문해봤다. 국민의 말씀을 잘 듣고 야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경청의 협치부터 시작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 산불이나 지진 등 우리가 정성을 쏟아야 할 일들이 있는 만큼 경청을 하겠다. 5월 임시국회라도 열어 국회 본연의 일을 하면 좋겠다”며 민생 행보로서의 협치에 한국당이 함께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날 두 원내대표의 만남 중 추경안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 추경에 플러스 알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하고, 이날 오전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추경안 심사를 서둘러 달라’는 요청을 받고 “추경이 적기에 결정되고 집행돼야 효력이 있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야당 원내대표들과 협상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단 이 원내대표가 취임 후 인사차 야당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인 만큼 장외투쟁을 전개하며 전국을 순회 중인 한국당을 국회의 협상 테이블 앞에 다시 앉히는 것을 급선무로 판단, 자칫 민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원내대표는 본회의는커녕 개회식조차 갖지 못하고 문을 닫은 4월 국회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5월 국회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여야간 이견이 없는 무쟁점법안이라도 처리하자는데 쟁점을 두고 야당과의 협치 논의를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