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면세사업 진출 4년 만에 사업 철수를 선언한 한화갤러리아를 시작으로 잇따른 경쟁사들의 이탈이 우려된다.

한화그룹이라는 대기업도 버티지 못할 만큼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중소·중견 업체들이 느끼는 체감은 더욱 크고 결국 사업권을 반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조만간 시내면세점 신규특허에 대해 논의키로 한 시점의 시장 이탈은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때문에 시장이탈자가 생기는 가운데 시내면세점이 신규 출점하는 것은 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오는 9월 갤러리아면세점63의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예정됐던 특허 만료 기한보다 1년여 앞서 문을 닫는 셈이다. 한화는 곧 서울 시내면세점의 특허를 관세청에 반납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면세점 사업 포기에 대해 충분히 예상가능하다는 분위기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손해 보는 장사가 계속됐고 결국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한 수순이었다는 것이다.

한화가 사업권을 얻은 2015년 이후 시내면세점 수는 6개에서 13개로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빅3’는 매출에서 10% 중반대의 송객수수료를 지급한 반면 이를 제외한 업체들은 30~40% 가까이 송객수수료와 판촉비 등으로 사용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불러왔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이 여행사에 지급한 송객수수료는 1조3181억원에 달했다. 2013년 2966억원에 비해 5배가 늘어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발급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시내면세점이 추가로 출점하면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과 중소·중견 면세점의 성장으로 빅3 업체를 견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 공존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내달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열어 시내면세점 추가 여부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개정된 조건을 충족하는 서울과 제주에 신규 시내면세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유력하다.

이번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관련 서울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제주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면세점도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새로운 면세점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규 특허로 경쟁이 격화되면 향후 시장 판도도 완전히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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