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매각 가능성이 계속 거론됐던 마켓컬리가 이번에 1000억원 추가 투자를 받게 되면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통 대기업들이 새벽 배송 시장에 뛰어든 마당에, 외형 불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마켓컬리는 속 빈 강정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마켓걸리 운영사 컬리는 벤처캐피탈 회사인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 등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에는 기존에 마켓컬리에 투자했던 국내외 주요 투자사가 재참여했다.

마켓컬리는 앞서 지난 2015년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화제가 됐다. 창업 이후 연매출을 살펴보면 ▲2015년 30억원 ▲2016년 174억원 ▲2017년 466억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 1500억원을 돌파했다.

문제는 이렇게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손익 개선에는 진전이 없다는 점이다. 마켓컬리의 영업손실 규모는 ▲2015년 54억원 ▲2016년 88억원 ▲2017년 124억원에 이어 지난해 337억원으로 치솟았다.

운반비는 2017년 56억원에서 지난해 150억원으로 168% 증가했으며, 포장비 역시 2017년 40억원에서 지난해 177억원으로 343%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전지현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면서 광고비용 역시 대폭 증가했다. 마켓컬리의 광고선전비는 2017년 24억원에서 지난해 148억원으로 517%나 급증했다.

하지만 이렇게 단기간 내 급성장한만큼 마켓컬리 내부에도 성장통이 찾아왔다. 인기 상품의 경우 품절 빈도가 높아졌고, 오배송과 배송지연, 과대포장 등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내 새벽 배송시장을 개척한 마켓컬 리가 빠른 속도로 외형은 키웠지만, 내부 관리체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켓컬리는 이번 투자 유치금액을 바탕으로 새벽배송 시장에서의 선두 입지를 더 견고하게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시장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유통 대기업이 새벽 배송 사업에 진출한데다 마켓컬리가 전국적으로 배송이 되지 않는 지역도 있어, 소비자의 신뢰를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다소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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