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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DLF 사태 이후 보험사의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DLF 사태 영향으로 방카슈랑스 매출이 급격히 줄고 있다.

문제가 됐던 DLF 상품은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을 편입한 원금 비보장형 사모펀드로, 은행은 한번에 1억원 이상 투자가 가능한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판매했던 바 있다. 해당 상품은 높은 위험에도 예금 대체 상품처럼 팔렸지만 최근 거액의 손실을 냈다.

이 같은 DLF 사태는 고액자산가들의 자금이 집중되던 일시납 보험 매출에도 영향을 줬다고 전문가 등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총 18개 생명보험사가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 15곳, 농·축협, 저축은행·증권사 등 금융기관대리점에서 판매한 일시납 보험 초회보험료는 전달에 비해 532억원(15.5%)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초회보험료는 보험에 가입한 계약자가 처음으로 납부하는 보험료로 보험사의 주요 매출 지표이다.

은행별로 보면 DLF 사태의 중심에 있던 우리은행 방카슈랑스 판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 보험사들이 우리은행을 통해 판매한 일시납 보험의 초회보험료는 지난 9월 567억원, 10월 469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의 평균 판매액이었던 918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금액이다.

아울러 시중은행 중 보험 판매를 가장 많이 하는 금융기관대리점으로 꼽히는 우리은행은 한때 월 100억원 이상을 판매하기도 했으나, 지난 9월과 10월 500억원 대 이하의 판매고를 보이며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함께 이슈가 되긴 했으나 원래 방카슈랑스 매출이 높지 않아 판매량 감소가 크게 보이진 않았다.

방카슈랑스 채널에선 이 같은 일시납 보험뿐만 아니라 월납 보험상품 매출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월납 보험상품은 1월부터 9월까지 평균 200억원 내외의 초회보험료 수입을 올리고 있었으나, 지난달에는 142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두며 전달 대비 87억원(38%)이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 관계자 등은 매출 감소가 대부분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하는 투자형 상품인 변액보험에서 이뤄졌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보험사들이 더 이상 고이율을 보증하는 공시이율형 보험상품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방카슈랑스 채널로 변액보험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미래에셋·흥국·KB·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의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은행들은 지점별 성과평가제도(KPI)를 뜯어고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성과를 위해서 펀드나 보험 판매에 열을 올릴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내년 방카슈랑스 판매 규모가 더욱 축소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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