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텃밭에서는 과반압승, 진보성지도 불과 504표차 패배
단일화에도 불구 사실상 완패와 다름 없어
이반된 민심 반영된 결과? 내년 총선까지 반영되나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두 곳에서 치러진 4·3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이 한 석씩 의석을 나눠가졌다.

개표가 시작된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큰 표차를 두고 한국당이 우위를 지킨 통영·고성과 달리, 창원·성산은 개표율 99.98%의 상황에서 한국당이 정의당에 역전되며 여영국 후보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다.

통영·고성에서는 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59.4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5.99%를 기록한 민주당 양문석 후보를 큰 표차로 따돌리고 의석을 차지했고, 창원·성산은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45.75%를 득표하며 45.21%를 얻은 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개표율 99.98% 시점에 간신히 역전하는데 성공했다. 불과 504표 차이였다.

결과적으로만 보면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이 사이좋게 한 자리씩 가지게 된 셈이지만 표차를 보자면 사실상 여권의 완패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록 통영·고성이 ‘보수의 텃밭’이라 불리는 만큼 한국당의 강세가 어느 정도 예상되긴 했지만 민주당과 20%p가 넘는 득표율을 보이며 압승한데다가 17~20대 총선까지 19대를 제외하고 내리 진보정당 계 의원을 배출했던 창원·성산마저 마지막 순간 정의당이 간신히 역전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창원·성산은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화를 이룬 지역이었던 만큼 막판뒤집기에 성공한 정의당의 승리도 ‘이겼지만 이긴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내년 총선 격전지 중 하나로 여겨지는 PK(부산·경남)에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던 민주당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 있는 결과인 반면, 한국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돌아선 PK민심이 되돌아 온 것을 확인하고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민생이 악화돼 가는 현실 속에서 집권여당에 대해 표출된 민심의 이반인 동시에 여권에 보내는 일종의 경고라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황 대표의 경남FC 불법선거운동 논란과 오세훈 전 시장의 故노회찬 의원 모욕 발언 등 보선 직전까지 한국당에 ‘악재’가 이어졌음에도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4·3보궐선거 결과와 관련해 “잘못된 정책들을 당장 수정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진보의 성지라는 창원·성산에서 사상 유례가 없는 여야 단일화까지 하고서도 (한국당과) 초박빙의 결과가 나온 이유는 더 이상 이 정권의 독선과 오만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것”이라 말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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