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대학 연구진 중 일부는 이른바 '가짜학회'라고 불리는 부실학회에 참가하고 있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실학회는 돈을 지불하면 학술 발표나 논문을 게제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학술대회다.

지난 15일 한국연구재단은 학회 및 학회지 운영 행태가 부실한 `BIT콩그레스` `월드리서치라이브러리(WRL)` 계열 학회를 대상으로 최근 국내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 연구자들의 참석 추이를 분석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부실 추정학회로 추정되는 '비트(BIT) 컨퍼런스'의 세부 프로그램에 등록된 한국인 발표자(제1저자)와 '월드리서치라이브러리(WRL) 컨퍼런스 프로시딩 논문에 게재된 한국인 저자(제1저자, 공저자)를 분석 대상으로 삼아 진행됐다.

2003년부터 300개 부실학회를 운영해온 비트 학회는 중국 대련에 본사를 둔 컨퍼런스 운영회사다. WRL 컨퍼런스 역시 대외적으로 직접 학회를 운영하거나 학술대회를 개최하지 않고 학술대회 발표 논문집만 출판하고 있어 국제 사회에서 부실학회로 분류된다.

조사 결과, 제1저자를 기준으로 월 평균 BIT 및 WRL 컨퍼런스 논문 발표자는 지난해 1~10월 평균 7.8명에서, 2018년 11월~2019년 3월 4.9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WRL 참가자는 평균 20.4명에서 평균 6.6명으로 줄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한국연구재단의 부실학회 예방 가이드 배포 이후 참여 숫자가 줄긴 했으나 여전히 일부는 부실 추정 학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이후 비트 학회 발표자로 이름을 올린 연구진은 서울대 1명, 연세대 5명, 카이스트 2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 1명 등이었다.

WRL 논문에 게재된 저자는 고려대 2명, 부산대 2명, 성균관대1명, 중앙대 1명, 서울대 2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경우 기관 차원의 경각심이 커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부실 추정학회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며 "반면 대학은 일부 연구자가 여전히 부실 추정 학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재단은 이어 "연구자들이 부실학회에 참가하지 않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연구기관 스스로 부실학회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연구자들이 학회 참석 전에 자가 진단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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