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3개월째 ‘경기부진’ 경고를 받은 한국 경제가 도무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국내 경기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다섯달 동안 유지했던 ‘경기둔화’라는 표현을, 올해 4월부터 ‘경기부진’으로 높인 이후 4개월째 지속적으로 경고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KDI가 지난 10일 공개한 ‘KDI 경제동향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둔화가 다소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을 위축되며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생산 측면에서 광공업생산이 정체된 가운데 서비스업생산은 낮은 증가세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KDI측의 평가다.

5월 중 조업일수(+2일)가 증가했으나, 광공업생산은 석유정제를 중심으로 소폭 감소하고, 서비스업생산도 보건업 및 사회복지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미약한 증가를 보이는 등 생산 전반이 부진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광공업생산은 감소하면서 전월(0.7%)에 이어 1.0%의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13.4%)가 증가했으나 전자부품(-10.3%)과 석유정제(-7.9%) 등의 부진에 따라 -0.2%로 쪼그라들었다.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업이 1.6% 증가한 가운데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1.7%)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전월(1.5%)보다 2.1% 올랐다.

KDI는 “소매판매액은 증가 폭이 소폭 확대됐으나 투자 부진이 지속하고 수출 감소 폭은 확대되는 등 수요가 여전히 위축돼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은 3.4% 증가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월(26.7%)에 이어 높은 증가율(24.4%)을 보이면서 소매판매액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비내구재, 준내구재, 내구재도 각각 3.4%, 5.7%, 1.0% 증가했다.

반면 같은달 설비투자는 기계류 부진이 계속되면서 전월(-6.3%)보다 더 부진한 -11.5%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기계류는 15.2% 감소하며 전월(-11.8%)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운송장비도 전월(10.4%)보다 크게 감소하며 -0.8%로 나타났다.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도 35.3% 줄었다.

6월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류의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13.5%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월(-9.5%)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자동차(8.1%)는 증가했으나 반도체(-25.5%), 석유화학(-24.5%) 및 석유제품(-24.2%)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입은 11.1% 감소했다.

KDI 김성태 경제전망실장은 “선행지표 등을 보면 설비투자가 더 내려갈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안 좋은 상황이 횡보하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세계경제와 관련해 “성장세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다”며 “세계 산업생산과 교역량 증가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제조업 활동과 경기 관련 선행지수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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