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한·일 무역갈등 국면이 점차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쓰비시전기 등 일본 자동차 부품회사 4곳이 국내 장기간 담합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미쓰비시전기, 히타치, 덴소, 다이아몬드전기 등 일본 부품사 4곳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르노삼성, 한국GM 등 한국 완성차에 납품할 부품에 대해 가격 짬짬이를 통해 서로 밀어주기를 10년간 자행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4일 이들 일본 부품사 4곳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2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특히 정도가 심한 미쓰비시전기와 히타치 법인은 검찰에 고발조치 하기로 했다.

이번에 적발된 일본 부품사들의 담합은 단순히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정상 가격보다 비싸게 부품을 수급하면서 발생한 금전적 피해를 넘어, 부품 담합 대상 차종을 구매한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금전적인 피해를 입힌 셈이라 국민적 반감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일본은 지난 2일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며 우리나라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6월 말 법원 1심 격인 전원회의에서 이러한 제재 수위를 확정했으며, 전월 15일 발표할 예정이었다. 다만,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 발표를 앞두고 정무적 노력 차원에서 발표 시기를 늦췄다. 결과적으로 이번 발표는 일본의 2일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가 초래한 셈이다.

이와 관련 미쓰비시전기, 히타치, 덴소 등 일본 부품사들은 2004~2014년 거래처를 미리 배분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담합을 진행했다.

미쓰비시전기와 히타치는 르노삼성자동차의 QM5 모델 얼터네이터에 대한 부품 납품권을 기존 납품업체인 미쓰비시전기에게 몰아주기로 사전 합의하고 히타치가 바람잡이를 하기로 했다.

미쓰비시전기와 덴소는 그랜저HG와 K7 VG 얼터네이터 입찰에서 덴소에게 몰아주기로 미리 입을 맞췄다. 덴소와 미쓰비시전기는 글로벌 얼터네이터 시장 점유율 1위와 3위 업체로 각각 28.9%와 14.3%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 silvership@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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