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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지난 2011년 1월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가 불을 지핀 ‘저축은행 사태’ 이후 시중은행들이 하는 수없이 떠안게 된 대형 부실 저축은행들이, 1금융권의 건전성 관리 노하우와 서민금융 활성화 기조 영향으로 실적을 이끌고 있다.

지난 8일 금융감독원은 신한저축은행이 설립 8년 차였던 지난해 1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신한저축은 설립 4년 차였던 지난 2014년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연평균 19%에 달하는 이익성장률을 기록하며 놀라운 성장세를 이어간 결과 그룹 내 위상도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토마토·예한별·진흥 등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인해 영업정지를 당하게 된 저축은행들을 인수하고, 지난 2011년 통합 법인으로 다시 출발한 신한저축은행이 신한금융지주 산하 시중은행인 제주은행의 위상(지난해 당기순이익 274억원)에 대적할 만큼 성장했다. 내부 관계자 등은 이 같은 결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저축은행 위상 변화는 KB금융지주에서도 감지됐다. 자본잠식 상태의 제일저축은행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45%에 육박했던 예한솔저축은행 등을 전신으로 둔 KB저축은행은 지난 2012년 349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작년 1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우량 자회사로 전환됐다. 이처럼 그룹 내에서 위상이 달라지자 인사의 무게도 달라졌다는 입장이다. 설립 직후에는 영업기획부장 출신을 대표이사로 발령 냈던 바 있으나, 작년 초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은 그룹의 소비자브랜드전략과 홍보·사회공헌 등을 총괄했던 신홍섭 전 KB금융지주 전무를 선택하며 저축은행에 중량을 더했다.

아울러 이들은 빠른 리스크 관리로 연체율을 큰 폭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제일2저축은행과 에이스저축은행, 한국저축은행을 인수합병하며 하나저축은행을 세웠으며 해당 저축은행은 지난 2012년 29.5%의 연체율과 38%에 육박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나타냈으나, 철저한 부실자산 관리 영향으로 지난해 연체율 3.09%, 고정이하여신비율 3.98%로 크게 개선됐다.

정부 당국이 서민금융지원 활성화 정책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저축은행이 경쟁력을 가진 ‘민간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어 당분간 저축은행 실적 개선 기조가 계속될 전망이다.

신한지주의 한 관계자는 “과거 PF 중심의 대출 영업 대신 리테일과 기업금융의 비중을 균형 있게 끌어올리면서 수익성과 안전성 확보에 성공했고 그룹사와의 연계 대출도 실적 성장에 한몫 하고 있다”고 말하며 “특히 정부의 서민금융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중금리 대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저축은행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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