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판매량 채우기 위해서 직원들에게 사내 판매 권유”

 

[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국내 소비자들에게 각광받았던 일본 스파 브랜드 유니클로가 불매운동 등으로 매출 70% 급감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매출을 위해서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강매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떨어진 매출을 메꾸기 위해서 직원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매장별로 정해져 있는 일일 판매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직원들에게 사내 판매를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혹이 불거지자 유니클로 측은 “해당 의혹에 대해서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선을 그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유니클로의 ‘사내 판매’가 이전부터 이뤄지고 있었다는 주장들이 나오면서 의혹은 점점 더 증폭돼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스페셜경제> 측은 유니클로의 ‘제품 강매’ 의혹에 대해서 낱낱이 파헤쳐보기로 했다.

 

日 임원 “韓 불매운동 오래가지 않을 것” 망언 논란 
5년 동안 업계 1위를 달렸지만 한순간에 ‘나락’으로

 

지난 19일 국민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유니클로의 사내 강제 판매에 대해 조사해 주세요’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작성한 청원자는 “유니클로 내에서 매출 압박이 생기다보니, 그 압박이 한국인 직원들로 이어지고 있다”며 “유니클로에서는 매장 별로 정해진 일일 판매량이 있는데,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직원들에게 사내 판매를 강제해 ‘일일 매출’을 채우고 있다”고 사내에서 이뤄지는 강제 판매에 대해서 폭로했다.

가장 큰 문제는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경우 월급이 약 200만원선인데, 무리하게 사내 판매를 강요하면서 실제로 직원들의 몫으로 돌아가는 실수령액이 적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어 청원자는 “겨우 이십대 후반의 젊은 청년들이 직장 다니며, 매일 같이 ‘NO’를 외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냐”면서 “사내에서는 강제판매가 아닌 사내판매를 장려한다고 둔갑해 주장하지만 진실은 숨길 수 없다. 전범기업에서 힘들게 일하는 것도 모자라, 받은 월급을 그대로 매출 달성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무근” 주장했지만 속속들이 나오는 증언?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사내 강매 의혹’에 대해서 유니클로는 사실 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니클로 측은 “해당 내용에 대해 조사해 본 결과 강매는 없었고, 강매가 가능한 시스템도 아니다”라며 “할인가에 제공되는 직원몰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직원 복지를 위한 것이고, 강매도 없었으며 할인가에 판매해 매출에 미치는 영향도 거의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유니클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사내 판매’가 불매운동 이전부터 있었다는 증언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뷰어스>의 보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점포별 ‘월별‧일별’ 매출 목표가 정해져 있고, 영업 종료 시간 목표에 가까운 매출일 경우 100%를 만들고자 직원들에게 사내판매를 강요해왔다. 심지어 본사 등에 매출 달성 압박이 심해서 점장이나 대행들이 주도적으로 사내판매 분위기를 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뷰어스 측에 증언을 한 제보자는 가격인하 행사 시, 구역을 나눠 판매율에 따라 포상하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이 제보자는 “예컨대 여름 재고 소진을 위해 실시한 ‘MD레이스’(마크 다운·상품의 판매 가격을 인하하는 정책)의 경우, 점포 4~5개를 한 그룹으로 보는 ‘구역’ 분류 방식을 통해 가격 인하 상품을 많이 판매한 구역을 선정해 포상하고 있다”면서 “매가 변경 상품을 소화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요즘 시국에 고객도 없는데 이런 걸 강요하는 건 결국 직원들이 사라는 의미다. 실제로 직원들이 많이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폭로했다.

‘日 기업’ 중 타격 제일 크다?…매출 70% 급감
 

결국 유니클로의 사내 판매는 불매로 인해서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계속돼 왔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에는 불매운동의 여파로 인한 매출이 이전보다 70%나 급감하고 점포 폐점도 줄줄이 이어지면서, 매출 압박이 이전보다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불매운동의 여파가 유니클로에게만 유독이 더 큰 것일까?

이는 같은 일본 기업인 ABC마트나 무인양품이 불매운동 상황에서도 점포를 늘리거나, 외식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사실 유니클로는 불매운동이 있기 전 국내 토종 스파 브랜드들을 제치고 업계 점유율을 1위를 기록할 만큼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브랜드였다. 심지어 국내에 있는 스파 브랜드 중 유일하게 1조 클럽에 가입한 곳이기도 하다.

2005년에 처음 한국 시장에 들어 온 유니클로는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국내 매출 1조원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매출 역시도 1조 3732억원으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그만큼 국내 스파 브랜드 업계에서는 유니클로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벌어졌던 초기 일본 본사 임원이 발언으로 인하여 불매운동과 함께 더 큰 후폭풍을 몰고 왔다.

앞서 지난달 11일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 결산 설명회에 참석한 오카자키 타케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불매 움직임이 판매에 일정한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로서는 정치적인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영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불매운동) 영향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계속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국내에서 벌이는 불매운동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하늘을 찌르는 소비자들의 배신감↑

이러한 발언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유니클로에 대한 불매운동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5년 동안 국내 스파 브랜드 업계 1위를 유지할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았기에 그 여파 역시 만만치 않은 것이다.

물론 해당 발언 이후 유니클로 측은 대대적인 사과를 했지만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한 상황이다. 심지어 일부 소비자들은 유니클로 단속반까지 자처하면서 매장 내부에 고객이 있는 없는지 여부를 감시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소비자들이 이전에 있었던 불매운동에 벌일 때 보다 더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의 대표적인 사례인 ‘남양유업’보다도 유니클로의 후폭풍이 더 거셀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업계 관계자는 “한·일 양국의 갈등이 해결된다고 해도 유니클로가 이전만큼 국내 시장에서 높은 지지율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불매운동이 끝나도 유니클로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다시 돌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유니클로는 불매운동이 계속되고 있는 현재에도 ‘사내 제품 강매’ 의혹이 나 ‘혐한 작가 티셔츠 판매’ 등으로 문제가 연달아 불거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은 소비자들에게 만약에 지금처럼 떨어진 매출이 다시 오르지 않으면 유니클로는 국내 시장에서 철수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엔 혐한 작가 티셔츠 판매 ‘논란’

이런 최악의 상황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니클로는 ‘혐한 작가 티셔츠’를 국내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보를 보였다.

22일 <뉴스1> 단독 보도에 따르면 유니클로 측은 국내 온라인몰에서 여름 상품군 반소매 그래픽 티셔츠(UT) 중 하나로 일본 애니메이션 디자인 제품 30종을 판매했다. 이 가운데 구보 다이토의 애니메이션 ‘블리치’의 주인공 이치고가 그려진 UT가 문제가 되고 있다.

블리치를 그린 구보 다이토는 국내 만화업계에서는 혐한 작가로 꼽히고 있다. 그는 지난 2012년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인들은 항일 교육을 받아 독도에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일본의 군사조직인 자위대를 치켜세우는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국내에서 한 차례 문제가 됐었다.

이 같은 전례가 있는 작가의 캐릭터가 디자인 된 티셔츠를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해당 상품은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촉발된 지난달 초 이후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티셔츠 판매가 논란이 되자 유니클로 측은 해당 티셔츠를 온라인몰 상품 목록에서 제외하고, 국내에서는 판매지 않기로 했다. 다만, 해당 상품을 완전히 중단할지 아니면 재기할 지는 일본 본사한 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조차도 “국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지금 이 시국에 혐한 논란이 있는 작가의 캐릭터가 디자인 된 셔츠 판매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면서 “아니면 안일하게 이번 불매운동만 지나가면 된다는 생각에 그러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서 <스페셜경제> 측은 유니클로에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사진제공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뉴시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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