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중독성 강한 명인제약 ‘이가탄’ CM송 뒤 숨겨진 비밀

김다정 기자 / 기사승인 : 2019-05-23 10: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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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광고사랑’ 이행명 회장…‘딸 회사 일감몰아주기 민낯’

[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붓고 시리고 피나는 잇몸병엔? 역시 이가탄”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TV광고다.


명인제약 ‘이가탄’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카피와 멜로디로 매번 광고마다 화제를 낳고 있다. 이 덕분에 잇몸·치아 질환에는 이가탄이 마치 ‘정답’처럼 인식된다.


사실 이가탄은 잇몸병을 치료해 낫게 하는 효과가 있는 치료제가 아닌 ‘보조 치료’를 돕는 ‘일반의약품’임에도 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가탄을 단지 ‘잇몸 비타민’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소비자가 여전히 이가탄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은 광고의 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광고로 인지도를 쌓은 명인제약은 ‘광고계의 큰 손’으로 불릴 정도로 매출 대비 대중광고비 지출 비율이 매우 크다. 최근 3년간 광고선전비에만 매출의 평균 18%를 지출했다.


문제는 이 같은 막대한 광고지출 비용이 모두 이행명 회장 일가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다는 데 있다.


그동안 명인제약의 광고업무는 이 회장의 두 딸이 지분 100%를 가진 광고 대행사인 ‘메디커뮤니케이션’에서 맡아왔다. 일종의 ‘일감 몰아주기’인 셈이다.


명인제약은 이 회장과 특수관계에 있는 메디커뮤니케이션에 광고 일감을 몰아줌으로써 광고와 계열사 성장, 매출 증가를 한꺼번에 누리고 있다. 때문에 명인제약은 매년 광고비 지출과 관련해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명인제약 이행명 회장의 이유 있는 광고사랑의 뒷이야기를 자세히 짚어보기로 했다.

매년 시끄러운 광고비 지출…광고비 쏟아 붓는 이유는?
명인제약=투자회사?…광고 이어 주식 투자로 ‘주객전도’

최근 TV를 틀면 잇몸질환 치료보조제 ‘이가탄’과 변비치료제 ‘메이킨’의 광고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들 약은 모두 명인제약의 대표제품이다.

 

이 약들이 ‘국민 약’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단연 ‘광고’를 빼놓을 수 없다.

 

 명인제약은 1991년 이가탄을 출시한 이후 매년 TV광고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로 광고사랑이 유별나다. 이가탄 출시 초기 월 매출이 2억~3억원에 그쳤던 시절에도 광고비에만 월 3억~4억원을 과감히 지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인제약은 제약업계가 광고비 지출을 대폭 줄이던 2010년에도 전년 대비 광고비 지출을 유일하게 늘린 제약사로 꼽힌다.  

 

이 같은 투자에 힘입어 이가탄은 현재 매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메이킨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는 후문이다.

광고계의 ‘큰 손’…매출액의 약 18% 투자

광고로 대박 제품을 키워낸 명인제약은 지금까지도 그 행보를 이어가며, 제약업계 대중광고비 지출 ‘톱(TOP)’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명인제약은 지난 2016년 총 354억원을 광고비로 지출하며, 제약업계 광고비 지출 1위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 2017년 상반기에만 매출 1562억원 가운데 272억원을 광고 선전비로 지출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광고에만 185억원을 지출하며,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쏟아 부었다. 올해 1월과 2월에도 각각 42억원, 43억원, 총 85억원을 광고비로 지불했다.  

 

최근 3년 동안 명인제약의 매출액 대비 광고비 지출은 평균 17~18%에 해당한다. 제약업계 매출 1위인 유한양행의 광고비는 매출액의 5% 이하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도한 수준이다.

이 회장의 도 넘은 자녀 사랑?

그렇다면 명인제약이 지불하는 막대한 광고비는 어디로 갈까? 결과적으로는 이행명 회장 일가로 흘러들어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명인제약의 광고업무는 광고대행사 ‘메디커뮤니케이션’에서 맡아왔다. 이 광고대행사는 이 회장의 두 딸인 이선영씨와 이자영씨가 각각 지분 52%, 48%, 총 100%를 가진 회사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의 매출은 2012년 26억원에서 지난해 82억원까지 늘었다. 이 매출에는 명인제약으로부터 받은 광고일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같은 내부거래 사실이 양사 어디에도 명시돼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특수관계자와의 재화 매입·매출을 비롯해, 거래가 있을 때에는 이를 감사보고서의 주석을 통해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 누락할 경우 회계기준 위반에 해당된다. 

 

이는 기업경영·회계정보의 투명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비상장사인 명인제약이라도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 

 

때문에 회계기준 위반 의혹과 함께 이 회장이 딸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교묘하게 사익 편취, 편법 증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100% 출자 ‘명애드컴’ 설립…“이전과 뭐가 다르지?”

문제는 이 같은 명인제약의 일감몰아주기를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은 공익법인이 공익사업보다 세금부담 없이 총수일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경영권 승계, 사익편취 등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재에 들어갔다.  

 

그러나 현행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의 경우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비상장 중견기업인 명인제약은 해당이 없다.  

 

광고계의 ‘큰 손’이라 불리며 벌써 수년째 구설에 휩싸이자 명인제약은 지난 4월 새로운 광고대행 계열사 ‘명애드컴’을 설립하고 모든 광고 업무를 전담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이 회사 역시 명인제약이 100% 출자한 업체이기 때문에 오너일가의 배불리기에 이전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본지>가 광고 일감몰아주기와 관련 명인제약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R&D 비용, 매출액의 5% 불과…주식 투자 관심 ‘↑’

이처럼 최근 몇 년 동안 명인제약에는 광고 일감몰아주기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녔다. 그럼에도 과감한 광고 투자로 회사가 이만큼 몸집을 키웠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명인제약뿐 아니라 현재 제약업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동아제약, 종근당, 대웅제약 등도 마찬가지였다. 국가대표급 일반약인 ‘박카스’, ‘우루사’ 등도 광고를 통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고, 제약사들은 앞 다퉈 광고비를 줄이고 있다. 대신 이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신약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없이는 회사를 영위할 수 없다는 업계 분위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최근 명인제약의 행보는 조금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다른 제약사가 광고 비용을 줄여 R&D에 투자하는 동안 명인제약은 오히려 광고 비용을 늘리고 여기에 ‘주식 투자’에까지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최근 <더팩트> 보도에 따르면 명인제약은 주식 투자에 연구개발비와 버금가는 자금을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명인제약은 지난해 말 29억3000만원 규모의 GC녹십자 주식을 매입해 GC녹십자 지분 0.16%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45억원 가량 제이티비씨 주식 0.8%, 2640만원 가량 대한약품공업협동조합 지분 2.53%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명인제약이 주식 취득을 위해 사용한 자금은 74억6003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R&D에 투자한 금액인 87억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명인제약의 주식 투자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제약사의 본래 목적인 의약품 개발이 뒷전으로 밀렸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보통 제약사가 주식·부동산 등에 투자를 하는 이유는 연구개발비를 축적하기 위함이지만, 명인제약의 경우 수익금이 연구개발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명인제약은 지난해 매출액 1705억원, 영업이익 544억원, 당기순이익 423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약 87억원으로 매출액의 5% 수준에 불과하다.  

 

2016년에는 1479억원 매출액 대비 4.44%인 65억7655만원을, 2017년에도 1562억원 매출액 대비 5.92%인 92억5237만원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했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매출액의 10%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명인제약은 의약품 개발을 통한 국민건강 기여라는 제약사 본연의 임무보다는 광고나 주식투자의 열을 올리는 모양새”라며 “사실 이같은 행보가 문제될 것은 없지만 회사의 미래를 위해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명인제약 광고 캡쳐]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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