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1월30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과 만나면서 북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렉슨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우리는 북한이 대화하고 싶을 때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할 수 있다’고 발언하데 대해,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각) “북한의 근본적인 행동 개선 없이는 북한과 어떤 대화도 없을 것”이라며 하루 만에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뒤집었다.


마이클 앤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통신을 통해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안할 때, 지금 북한과 대화할 시점이 아니다”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이는 언제든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백악관이 하루 만에 부인한 것이다.


해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할 뜻이 없어도 대화를 시작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노어트 대변인은 “지금 대화하는 건 옳지 않다”면서 “(한반도 비핵화가 목표인)우리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의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개인적인 주장일 가능성이 커졌다.


틸러슨 장관은 전날(12일 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애틀랜틱 카운슬과 국제교류재단이 공동주최한 ‘환태평 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는 북한이 대화하고 싶을 때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북한이 많은 돈을 투자한 (핵·미사일) 프로그램들을 포기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도 했다.


틸러슨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비핵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해왔던 미국이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지금 당장이라도 조건 없이 대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에 중국과 러시아는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돼 있다”며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모든 생각과 제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드리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틸러슨 장관의 건설적 성명은 우리가 지금까지 들어온 대결적 수사보다 훨씬 감동적이고 환영할만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미국과 대북제재 강화에 뜻을 같이했던 일본은 못마땅함과 당혹감을 내비쳤다.


교도통신은 “북한에 대한 압력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일본의 기존 방침에는 변함이 없는 상황”이라며 일본 정부 내 당혹감이 감지된다고 전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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