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많은 사람들이 정동진에서의 일출을 추억한다. 청량리역에서 무궁화호 열차에 몸을 싣고 약 6시간의 여행 끝에 마주하는 정동진역.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바닷가에서 일출을 만끽하는 것은 환상적인 경험일 것이다.


해가 뜨면 관광객들은 지근거리에 위치한 동해안 대표 관광도시 강릉에 들려서 경포 해변을 거닐면서 소중한 추억을 만든다. 또한 동해안의 명물 오징어와 활어회를 먹으면서 강릉의 맛과 정취에 빠져 든다.


하지만 그동안 강릉 및 동해안은 천해의 관광 자원을 갖추고 있지만 고속철도의 혜택을 누릴 수 없어 시간의 제약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서울과 강릉을 잇는 경강선이 개통을 준비하면서 이러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침에 서울을 출발해 KTX를 타고 강릉역에 내려 회 한접시를 먹고 여유있게 올라와 저녁시간을 서울에서 보낼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 경강선(서울~강릉) 고속철도는 12월 22일 역사적인 운행을 시작한다.


▲ 기존 KTX보다 좌석 간격이 넓어 편안한 여행을 도와준다.

KTX 경강선 개통에 앞서 기자는 강릉행 고속 열차를 시승했다. 지난 29일 오전 8시 50분 강릉행 고속열차에 몸을 실었다. 기존 KTX보다 좌석간 간격이 넓었으며 열차 내 무선 인터넷(와이파이)과 공기청정 기능 등이 있어 더욱 안락한 여행을 도와준다.


9시 정각. 강릉행 고속열차(KTX) 경강선 열차는 힘차게 출발했다. 강릉까지 시간은 1시간 54분. 2시간이내에 동해안에 도착할 수 있다는 마음만으로 설래임은 가득했다.


강원권 고속열차 시대 개막


강릉까지의 거리는 222.7㎞. 경강선은 지난 2012년 7월 기존 노선에 고속화 작업을 통해 만들어 졌으며 원주에서 강릉까지의 선로 120.3㎞는 복선화로 신설됐다. 경강선의 총 34개 전체 길이 76㎞의 터널과 53개 11㎞의 교량이 있다.


▲ 새롭게 준공된 강릉역.

서울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청량리와 상봉, 양평을 지나며 만종, 횡성, 둔내, 평창, 진부를 거쳐 강릉역에 도착한다.


기차는 9시 24분 청량리역에 멈춰섰다. 기존 설로를 통과하는 노선의 특성상 일반 전철보다 조금 빠른 수준의 속도를 나타냈다.


코레일 차경수 홍보문화실장 겸 대변인은 “서울역에서 청량리역을 거쳐 만종까지 구간은 시속 150~230㎞로 운행 된다”며 “만종부터 강릉역까지 신설 구간에는 250㎞로 달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양평역을 지난 시점에서 기자는 속도앱을 통해 속도를 측정한 결과 140~150㎞/h가 측정됐다. 시험운행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고속철도가 달리게 되면 지금보다 조금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 기간 중 日 편도 51회


내년 2월 평창올림픽 기간 경강선 KTX는 하루 편도 51회 운행된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KTX는 16회, 서울역 10회, 청량리역 10회, 상봉역 15회다.


▲ 서울역에 강릉행 KTX가 들어오고 있다.

경강선에 새로 신설되는 역은 만종역을 비롯해 횡성, 둔내 ,평창, 진부, 강릉 등 모두 6개다. 평창과 진부 강릉역은 평창올림픽 경기장과 근접해 있어 올림픽 기간 중 많은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레일 측은 경강선 개통을 통해 강원권 철도 인프라 확장의 출발선으로 삼아, 앞으로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한 주변 관광 활성화, 연계 교통편 확충 등으로 철도를 이용한 강원권 방문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만종에서 강릉역까지는 고속열차라는 느낌이들 정도로 빠른 모습을 보였다. 강릉역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11시 8분. 신호 등으로 인한 정차 시간과 감속 등으로 인해 예정보다 다소 시간이 지체됐지만 2시간 안쪽으로 강릉에 도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좀 더 가까운 환동해권 시대를 짐작케 했다.


가격은 서울역을 기준으로 만종 1만1400원, 평창 1만9700원, 진부 2만2000원, 강릉 2만 7600원이며, 강릉을 기준으로 청량리역은 2만6000원, 인천공항역(T1) 4만100원, 인천공항역(T2)4만700원으로 책정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현재 청량리역에서 정동진역까지 운행하는 무궁화호 운임이나 고속버스 등 다른 교통 수단과 비교하면 시간 절감 효과가 큰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준의 운임으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3세대 ‘KTX-산천’…향후 EMU 투입


경강선에 투입된 열차는 신형 KTX-산천(3세대)열차가 투입됐다. 열차는 15편성으로 이뤄졌으며, 평창올림픽 기간 중 4편성이 늘어난 19편성이 운용된다.


또한 오는 2021년 차세대 준 고속열차 EMU(동력분산식 준 고속열차)가 도입되면 KTX-산천 대신 새로운 열차인 EMU가 경강선을 달리게 된다. EMU의 최고 속도는 260㎞로 KTX와 달리 각 차량에 엔진을 분산 배치해 좌석 효율과 가감속 능력이 향상된 최실 열차다


정차역간 거리가 짧고 곡선 선로가 많은 한국 철도 환경에 최적화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