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신발 편집숍 1위를 달리고 있는 ABC마트가 국내에서 로열티 명목으로 약 347억원이나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 2571억원의 13.5%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BC마트코리아는 지난해 일본 본사에 로열티 명목으로 69억 5653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ABC마트코리아의 영업이익 총 403억원 가운데 17%에 해당하는 금액을 본사에 보낸 것이다.

지난 2002년 12월 압구정 1호점을 시작으로 국내 사업을 본격화한 ABC마트가 일본에 로열티를 지급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다.

이후 본사에 지급된 로열티는 ▲2010년 25억4303만원 ▲2011년 33억9290만원 ▲2012년 42억8190만원 ▲2013년 52억2093만원 ▲2014년 60억106만원 ▲2015년 63억740만원 ▲2016년 69억5653만원 등 7년간 동안 347억원에 달했다.

심지어 지난해의 경우는 로열티 외에도 지배 회사 배당 지급 명목으로 40억 7528만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ABC마트가 국내에 진출할 당시만 해도 일본 본사의 지분은 51%로 한일 합작사 형태였다. 하지만 지난 2009년 매출이 1348억원으로 1000억원을 돌파하자 지배구조의 변화가 생겼다. 2010년 기준 본사 지분율이 68%로 늘어나더니 2011년에는 100%로 확대됐다. 이후 2015년까지 본사 지분 100%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말 본사 99.96%, 국내 경영진 0.04%를 보유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업계 1위 달리는 ABC마트

국내에는 폴더, 레스모아 등 신발 편집숍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면서 시장이 커졌지만 아직도 ABC마트가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후발주자인 업체들이 3년 동안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동안 ABC마트는 매년 매출을 늘리면서 ▲2014년 3718억원 ▲2015년 3976억원 ▲2016년 4334억원의 격차를 벌렸다. 매장 수 역시 2003년 10개에서 최근 200개로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도 ABC마트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ABC마트의 경우 타사 대비 대규모 물량을 공급받는 조건으로 같은 제품도 싸게 판매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지분의 대부분이 일본으로 넘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들어올 당시 ‘한일 합작’이라는 이미지가 박혀있어서 ‘일본 이슈’ 등으로부터 자유로운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 ABC마트의 경우 지분 대부분이 일본이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브랜드’라는 이미지라는 인식이 강해서 일본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이 터져 나올 때마다 이에 대한 영향을 잘 받지 않았다”고 발했다.

이에 대해 ABC마트 측은 “ABC마트는 대규모 물량 확보,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점포 등으로 차별화된 전략으로 경쟁력을 키워왔다. 배당이나 로열티 지급 비율 등은 본사 정책과 관련된 내용으로 자세하게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