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가 16일 서울 합동참모본부에서 개최된 가운데 전시작전권(전작권)의 조속한 전환문제에 대해 소속 여야 의원들 간의 매서운 공방이 벌어졌다. 여당 의원들이 전작권 조기전환 필요성을 주창하는 가운데 야당 의원들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한 것.

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대표를 역임했던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누구나 전작권 전환은 찬성하지만 전력이 완성됐을 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며 “냉철한 안보적인 판단이 아닌 정치적인 판단으로 전작권을 이전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전작권을 넘겨받을 미래사령부를 만들려고 한다면 적어도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수차례 내용을 공개하고 기술개발과 예산 뒷받침이 안 되니 추경 및 예비비 등을 호소해야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전쟁위기가 고조된 시점에 우리 군과 합참이 전작권 전환에만 매달리면 국민들이 신뢰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이에 정경두 합참의장은 “우려한 부분들의 조건을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정세균 의장이 ‘전쟁이 날 경우 미국이 자동 개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유사시에 미국이 자동개입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법학자의 공통된 견해”라면서 “희망적인 견해를 가지고 말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백 의원은 “군사적 문제를 다루는데 희망적으로 생각하면 안 되고 신중해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전작권을 조기 전환해도 주한미군 사령관인 미국이 유엔사 타이틀로 한반도 전쟁상황을 주도하게 돼 있다”며 “그렇다면 조기전환을 해도 우리에게 군사적 실리가 없다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군은 정치적 중립의무를 지키고 국민만 바라보며 전쟁 이기는 강한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그런데 합참에서 만든 전작권 전환 추진이라는 의문이 가는 문건을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내용을 보면 미 측의 반대급부 고려, 예산부족으로 인한 국내 여론 우려, 여론 및 관심계층에 대한 적극적 홍보 등(이 있다)”고 꼬집은 뒤 “이게 청와대가 아닌 전쟁에 매진해야 하는 합참에서 이런 걸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가적 인식을 재고시키고 여론에 대해서 홍보하고 이게 청와대나 국방부가 할 일이지 합참에서 할 일이냐”고 질타했다.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엔 임기 내 전환을 주장하다가 안 되겠는지 조기환수로 (태도를) 바꿨다”면서 “그 상황인식이 맞다고 본다. 임기 내 안 된다”고 비꽜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북핵 미사일이 개발단계일 때와 완성단계의 위기는 다르다”며 “이럴 때 난데 없는 전작권 조기전환 얘기가 나오는 데 시기상조도 이런 시기상조가 없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한미동맹을 확고하게 유지하는 것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고 북한을 경거망동 못하게 하고 평화적인 해결 인센티브로 귀결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중심을 잡는 자세가 국민들에게 투영돼야만 국민들이 안심하고 군을 믿고, 최후에 기댈 언덕인 군을 믿고 두 다리 뻗고 주무실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민주당 전작권 조기환수 철벽수비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이같은 지적에 거세게 반박했다. 우상호 전 원내대표는 “야당은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미국은 반대하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게 요청한 것이라고 오판해 정쟁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이라면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후 2012년 4월 전작권의 시기를 바꿀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우 전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조건에 전제한 것으로 프레임을 바꾸고 시기를 못 박지 않는다고 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조건에 기초한 정책은 박 전 대통령의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우 원내대표는 “조건을 전제한 전작권 전환은 시기를 못 박지는 않지만 지금부터 노력을 해가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준비가 안됐으니 늦추자는 것은 자체적인 능력이 없으니 일본에 통치권을 맡기자는 (일제강점기 당시) 지식인의 주장과 다를 바가 없다”며 “독자적인 작전능력을 강화해 전작권의 시기를 앞당기자는 것이 우리 군의 목표가 돼야한다”고 역설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우리나라 전작권은 전시와 평시로 나누어진 것이 치명적인 맹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힌 뒤 “이것은 지휘체계가 이원화됐다는 것이고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작권이 평시작전권과 나누어지고 이게 어정쩡하게 되면서 이 상태로 안 겪어도 되는 안보위기를 2~3배로 겪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지휘체계를 통일하는 것은 더 강해지기 위해서”라며 “더 강한 존재로 우리 스스로 우리 운명 결심하는 나라다운 나라 한번 만들어보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합참은 이날 국정감사 업무보고를 통해 “오는 27일 열리는 제42차 한미군사위원회의(MCM)에서 전작권 전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