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입학금 폐지 사안이 최근 본격 공론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사립대들이 본래 목적이 아닌 엉뚱한 곳에 입학금을 가져다 쓴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사립대학교에서 매년 거둬들이고 있는 입학금에 대한 폐지 논의가 최근 본격화한 가운데, 이들이 받은 입학금이 실제 목적 외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파장이 예상된다.


사립대 입학금 폐지 목소리 “힘 실리나?”


총 입학금 가운데 운영비 등 실제 입학절차와 무관한 곳에 80%를 웃도는 금액이 사립대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사립대 입학금에 대한 단계적 폐지 방안을 밝힌 데 이어 10일 ‘사립대 입학금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당국이 사립대 입학에 실제 소요된 비용을 분석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달 실시된 이번 조사에 전국 4년제 사립대 156곳 가운데 총 80곳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 결과, 사립대들은 입학금 수입 중 가장 높은 비중의 33.4%에 달하는 금액을 입학과는 상관없는 학교 운영비에 가져다 쓴 것으로 집계됐다. ‘입학’을 명목으로 거둬들인 비용의 1/3을 엉뚱한 곳에 지출한 셈이다.


이어 신·편입생 장학금에 20.0%, 홍보비 14.3%의 입학금을 각각 끌어다 썼다.


신입생의 진로·적성검사나 적응 프로그램 등 학생지원경비로 8.7%가, 입학에 직결된 입학식이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지출은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선 이 두 가지를 입학금 본래 목적의 지출로 삼고 있다. 전체 입학금 중 미미한 수준의 대학생활 안내 등 '인쇄 출판‘ 비용(0.9%)까지 합산할 경우 결국 원래 목적으로 활용된 입학금 비중은 총 15%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실제 서울 소재 A사립대의 경우 입학 외 용도인 운영비 비중이 전체 입학금의 절반 수준인 43.93%에 달한 반면, 본래 목적에 부합하는 행사비나 인쇄출판비, 학생지원경비 등에 활용된 경비는 10.88% 수준에 머물렀다.


교육부, 전국사립대총장협의회 협의 통해 최종안 마련할 듯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4년제 사립대 156곳에서 거둬들인 입학금 총 규모는 2436억 원(2015 결산기준)으로, 신입생 1인당 평균 입학금은 77만3500원 수준이다.


이중 교육부에 자료를 제출한 80곳의 2017년도 입학금 총수입은 797억6700만 원, 1인당 평균 입학금은 66만5900원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립대와의 협의를 거쳐 적정 수준의 입학 실비용 인정 기준 및 단계적 감축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로 예정된 전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와의 협의를 통해 사립대 입학금 단계적 감축에 대한 최종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대학 입학금의 단계적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데 이어 이를 국정과제에도 포함시킨 바 있다.


이미 전국 41개 국공립대학의 경우 내년부터 신입생 입학금을 전면 폐지키로 결정한 가운데, 사립대에도 입학금 폐지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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