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드러났던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롯데그룹이 이달 1일부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됐다.


이를 위해 롯데는 지난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롯제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유통·식품 계열사 회사 분할 및 분할합병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주 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서 지배구조 불투명 문제를 해결하고,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시장에서는 신동빈 회장 1인 지배체제가 강화되고 경영권 분쟁으로 불거진 국적 논란 역시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증권신고를 보면 롯데지주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롯데경영혁신실장의 공동대표 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봉철 롯데경영혁신실 재무혁신팀장 역시 롯데지주 사내이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사외이사 후보로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권오곤 한국법학원장, 곽수근 서울대 교수, 김병도 서울대 교수 등 4명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롯데지주의 사내·외 이사진 공식 선임은 추석 연휴 직후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의 경우 전체 임직원 수는 200여명이 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순환출자고리 67→13개 대폭 축소


롯데지주는 자회사의 기업 가치를 위해서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역할을 맡는다. 이를 위해서 각 계열사와 경영 자문 및 브랜드 로열티 계약을 맺는다.


만약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4개 회사 상호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관계가 정리된다. 따라서 순화출자고리 대부분이 해소되고 경영 투명성이 강화된다.


롯데의 경우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던 지난 2015년 당시 순화출자고리가 416개에 달했다. 현재는 순차적으로 해소해 9월말 67개까지 줄였다.


당초 롯데는 지주사 출범 계획 발표 시점이었던 지난 4월까지만 해도 4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을 통해 순환출자고리가 18개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롯데건설이 보유했던 롯데쇼핑 주식 30만19주(지분율 0.95%)를 전량 매각하면서 순환출자고리는 13개로 더 줄어들게 됐다.


이번 지주사 전화를 통해 기대되는 긍정적인 효과 중 하나는 주주중심의 경영문화 확립이다. 그동안은 불투명한 지배구조 때문에 기업가치가 저평가 됐다. 하지만 이번 지주사 전환을 통한 기업가치 대한 시장의 긍정적 재평가가 이뤄지며, 주가 상승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롯데는 최근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4개 회사의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였다. 또 중간배당 역시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을 밝히면서 주주친화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 ‘국적 논란’ 잠잠해질까?


지주사 출범이 되면 신동빈 회장의 원톱 체제가 굳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서 롯데가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지배구조를 확고히 할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쇼핑, 롯데푸드’ 등 핵심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회사가 되고, 이를 신 회장이 장악한다.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은
롯데제과 9.07%, 롯데쇼핑 13.46%, 롯데칠성 5.71%, 롯데푸드 2.0% 등이다.


이에 반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지분율은 롯데제과 3.96%, 롯데쇼핑 7.95%, 롯데칠성 2.83%, 롯데푸드 2.0% 등이었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이 최근 이들 4개회사를 상대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면서, 대부분의 지분을 매각했다. 현재는 롯데쇼핑 주식 15만주(0.47%)만 갖고 있는 상황이다.


원래 롯데 지주사가 설립되면 신동빈 회장의 지분은 10.56%,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은 5.73%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대부분의 지분을 매각함으로서 롯제지주 지분율은 미미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롯제 지주의 주요 주주는 호텔롯데(6.56%), 롯데알미늄(6.32%) 등이며, 신격호 총괄회장 지분은 2.92% 정도다.

증권가에 따르면 앞으로 지주사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지분이 20%에 달할 것이며, 우호 지분을 포함하게 될 경우 50%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그동안 꼬리표처럼 롯데를 따라다녔던 ‘국적 논란’ 역시 지주사 전환을 통해 잠잠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은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호텔 롯데가 해왔다. 호텔롯데의 경우 지분 98%가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보유해 ‘일본 기업’ 논란은 계속됐다. 다.


현재 호텔롯데 상장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주사 출범을 통해서 국적 논란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지주가 보유하게 될 계열사 지분이 호텔롯데보다 많아짐에 따라서 한국 롯데에 대한 일본계 주주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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