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정세균 국회의장은 18일 해외순방 일정을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대비해 연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일 입장문을 통해 야당 달래기에 나서고 이날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을 설득하기 위해 ‘뗑깡’발언과 ‘적폐연대’발언을 각각 사과한 것과 어우러져 김 후보자 인준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다만, 추 대표의 완강함이 또다시 이러한 공든 탑을 무너뜨릴 여지가 있는 것 아닌지 일각에선 우려를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정 의장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믹타회의(MIKTA, 중견 5개국 국회의장회의) 참석 및 카자흐스탄, 우즈벡키스탄 공식방문을 위한 해외순방 일정을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대비를 위해 연기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국제회의 참석 및 외국 정상(의회지도자)과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대법원장 임명동의 등 국내 상황이 엄중한 만큼 금번 해외순방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낙마로 정부여당의 국정운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위기상황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따라 19일 본회의 통과가 무산될 경우 양승태 대법원장 임기 만료일인 24일 전 원포인트 본회의를 추진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政·靑·與 합심 배수진…秋 또다시 X맨?


한편, 최근 청와대와 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인준을 처리하기 위해 배수진을 친 모양새다. 전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문을 대독, 야당을 향해 협력을 호소했고, 이날 추미애 대표는 ‘뗑깡’ 발언에 대한 사과표명을, 우원식 원내대표는 ‘적폐연대’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했지만 부족했던 것 같아 발걸음이 더 무겁다”면서 “유엔총회를 마치고 돌아오면 각 당 대표를 모실 것”, “국가 안보와 현안 해결을 위해 논의하고 협력을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도 “국민의당을 불편하게 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국회 협치를 위해서 그런 과도한 발언을 자제하고 가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다만 추미애 대표는 “시대 과제와 국민 바람이 뭔지 잘 알기에 유감 표함에 있어 머뭇거리지 않는 것”이라며 향후 국정운영을 위해 사과하는 것이라는 취지를 드러냈다. 사과의 의미보단 사실상 국민의당의 협조 조건에 응하겠다는 입장만 나타낸 셈이다.


바른정당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추 대표의 사과에 대해 “진정성보다는 정치적 계산이 여전히 앞에 있는 느낌이라 확 와 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국정운영능력이 부족하지 않음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정부, 청와대, 여당은 김 후보자 인준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추 대표의 다소 완강한 발언이 또다시 협치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도 번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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