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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살충제 계란]또 다시 터진 먹거리 대란(大亂)‘친환경’ 믿었는데…‘살충제 먹었나(?)’
황병준 기자  |  hwangbj@speconomy.com  |  
승인 2017.08.19  12: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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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08마리’, ‘08신둔’, ‘08LSH’…. 암호 같은 한글과 숫자 등의 조합같이 보이지만 계란에 붙어 있는 원산지(농장)를 뜻하는 이른바 출생이력서 같은 난각코드다. 하지만 해당 코드가 적힌 계란에서는 식용이 금지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전국은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올해 초 사상 최대의 AI(조류인플루엔자)파동이 발생한 이후 살충제 계란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국민의 대표 먹거리인 닭과 계란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불안감 속에서 소비자들은 보다 안전한 제품을 위해 비교적 고(高)가인 친환경 제품에 손이 가지만 이번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 대부분이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계란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신감을 물론 정부의 관리 감독 무능에 대한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식약처 또한 살충제 계란 파동을 대처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을 보여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충격의 살충제 계란 파동을 살펴봤다.

유럽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자 국내 소비자들도 혹시 모를 국내산 달걀에도 살충제 성분이 들어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되던 지난 10일, 류영진 식약처장은 “국내산 달걀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으니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 고개숙인 류영진 식약처장.

하지만 그로부터 5일후,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 국내 대형 마트 3사는 계란판매를 전격 중단하고 정부는 전국의 모든 계란농장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에그포비아(Eggphobia·달걀공포증)’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정부가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정부의 산란계 농장 전수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은 49곳이다. 전체 1239곳 중 3.95%인 49이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인 ‘피프로닐’을 사용하거나 기준치를 초과한 ‘비펜트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살충제 공포’ 떠졌다

유럽의 살충제 공포가 남의 이야기로 생각했던 소비자들은 계란 살충제 공포에 충격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그것도 국민의 대표 먹거리인 계란에서 발생하면서 아기를 키우는 집에서의 충격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전수조사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검사의 생명과도 같은 ‘신뢰성’이 기반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류영진 식약 처장 “韓은 안전하다” 발표 후…살충제 파동

현실화된 ‘에그포비아’…살충제 계란 농가 전국 49곳 발생

일부 검사원들이 직접 농장에 들어가 ‘검사용 달걀’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농장 밖에서 농장주가 건네주는 달걀을 받아 조사를 했다는 것이다. 만약 이같은 행위가 사실이라면 합격 판정을 받은 농가의 달걀도 안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JTBC>의 보도에 따르면 한 곳 당 같은 날짜에 생산된 계란 20개를 채취하고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여러 지점에서 수거해야 한다는 지침이 있지만 일선 농장에서는 이 같은 지침이 재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부 농장주들이 AI 등의 영향으로 외부인을 꺼리다 보니 검사기관 채취자가 농장주에게 미리 연락을 취하고 농장 바깥에서 달걀을 건네 받았다는 것이다.

무능한 정부의 '관리부실'

살충제 계란이 국민적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관리 부실도 도마에 올랐다.

   
▲ 회수되는 살충제 계란.

지난 17일까지 정부가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 기준치 미만까지 포함하면 살충제를 사용했다가 적발된 농장은 총 67곳. 이중 63곳이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곳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적발된 농장의 90% 이상이 친환경 농장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지만 친환경 농장 중 9%가 살충제를 사용했다는 데 더욱 충격이 가고 있다.

소비자가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더 비싼 계란을 선택했지만 사실상 살충제에 더 취약했다는 지적이다.

친환경 무항생제 농가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인증 기준에 따라 일반 농가에 허용된 살충제를 사용을 전면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닭 진드기 박멸을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살충제를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농가의 도덕성과 정부의 관리부실이 낳은 비극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친환경 농장 선정할 때 실제로 검사도 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가는 날을 알려줘 위생적으로 보이게 하는 경우도 있다”며 “수수료를 받고 하는 일이다 보니 좋은 게 좋은 것이란 인식이 깔려져 있다”고 말했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친환경 농가에거 문제가 돼 더 죄송하다”며 “민간인증기관 64곳이 있는데 가능하면 이를 통폐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살충제 계란 코드 조작 가능

일각에서는 계란에 부착된 코드 번호에 대해 충분이 조작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번호 조작이 가능하다면 소비자들의 유일한 선택 기준인 코드 역시 의미를 잃게 되는 것이다.

엉터리 친환경 인증에 놀아난 정부…절반 이상이 ‘친환경’

살충제 계란 놓고 여야 책임공방…근본적 문제는 ‘밀집사육’

지난 17일 <JTBC>의 보도에 따르면 계란 껍질의 번호는 스탬프만 있으면 손 쉽게 조작이 가능하다는 유통업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판정서를 내건 전통시장의 계란 껍데기에는 번호가 없었다. 상인들은 “계란이 굵어 손으로 직접 수거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일부 농장주와 유통업자들은 ”식용잉크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野, 류영진 식약처장 해임 요구

이번 사태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류영진 처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16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에 국내에는 문제가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당시)유럽 계란이 문제였고 (국내에는) 60건을 조사했는데 이상이 없다고 보고받았다“고 해명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 야 3당은 일제히 류 처장이 국민을 불안시키고 있다며 자진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다.

17일 오전 한국당과 바른정당 복지위원회 위원 일동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대통령은 경험과 전문성 없이 코드인사로 임명된 류영진 식약처장을 즉각 해임하고 조속히 국민 식탁을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낙연 국무총리도 류 처장을 강력하게 질책했다. 국무총리 주재 회의에서는 현안 설명도 제대로 못해 총리로부터 “제대로 답변 못 할 거면 기자들에게 브리핑하지 말라”는 질책을 받았다.

이는 류 처장이 살충제 계란 파동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안 파악을 아직하지 못한것 아니냐는 의혹도 가중되고 있다.

류 처장은 지난 10일 취임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산 계란에서는 피프로닐이 전혀 검출된 바 없다"고 강조하면서 국내 소비자를 안심시켰지만, 닷새 만에 국내산에서 살충제가 검출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농림부가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잔류 농약 검사를 실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식약처장은 안전하다고 만 강조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살충제 사용 왜 했나

사육농가들이 살충제에 쉽게 현옥되는 이유는 산란계 사육 단가를 줄이기 위해 좁은 공간에서 많은 가축을 하는 밀실사육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 계란 구입에 고심하는 소비자.

닭은 일반적으로 몸에 붙어 있는 해충을 흙에 비비는 ‘흙목욕’ 등으로 해충을 제거하지만 국내 양계 사육 현장은 대부분 밀살사육 형태로 이뤄져 있어 산란계 등은 진드기 등 해충에 취악한 구조를 띄고 있다.

농림축한식품부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허가된 닭 진드기 살충 성분은 비펜트린 등 13가지로 잔류 허용기준이 설정돼 있다. 하지만 살충제에 면역성이 생긴 산란계에 붙어 있는 해충을 없에기 위해 피로로닐과 같은 전면 금지된 살충제가 사용되는 것이다.

산란계의 몸에 진드기 등 해충이 발생하면 닭이 스트레스 등을 받아 알을 적게 낳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국내에서도 ‘A4 용지’ 한 장의 공간도 안돼는 곳에서 밀집사육이 벌어지고 있는 행태를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사육 형태는 살충제 계란과 조류인플루엔자 등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선진국에서는 단계적으로 줄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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