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수 변호사.

[스페셜경제=김민수 변호사]성에 호기심이 왕성해지는 청소년부터 성인들까지 한번쯤 성인영화를 보거나, 혹은 나아가 포르노를 접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80,90년대를 보냈던 사람들은 비디오테이프를 구해와 친구들끼리 모여서 성인물을 접하였을 것이고, 그 이후 세대는 인터넷을 통해 은밀히 이와 같은 성인물을 접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접했던 대부분의 영상은 외국인이 주를 이루었을 것이며, 특히 성인물을 적법하게 촬영하고 판매할 수 있는 이웃국가 일본인이 주인공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인영상물을 찾다보면 그중에 간혹 성인영화가 아님이 분명함에도 한국어로 말하는 사람이 등장하는 영상이 발견될 때가 있다. 이러한 영상은 일반적으로 전문적인 영상촬영과 달리 조악한 화질로 가슴이나 성기 등이 집중적으로 나오다가, 어느 순간 여자의 얼굴이 등장한다. 내 지인이라면 대번에 누군지 알아 볼 정도로 얼굴이 명확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영상을 보게 되면 문득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이 연인이 지금도 사랑하고 있을지, 결혼하여 같이 살고 있을지, 혹시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긴다. 만약 이제는 헤어진 연인이고 다른 사람을 만나 새로운 행복을 찾으려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영상이 얼마나 수치스럽고, 불안할지, 필자가 이런 종류의 기사가 종종 나오는 것을 보고 정확한 내용을 살펴보니 이러한 걱정이 기우가 아니었음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받은 ‘개인성행위정보 심의 및 시정요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경부터 2017년까지 이에 대해 심의를 요청한 경우가 1만8439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심각성은 누구나 인지할 수준의 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때문인지 최근 문재인 정부는 국민이 만든 10대 공약 중 하나로 이러한 ‘카메라등이용촬영죄’를 엄단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밝히며 특별단속기간을 지정하고 더 이상 피해자가 없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마도 이러한 정부의 발표에 인터넷에 계획적이건 충동적이건 리벤지 포르노를 올렸던 사람들은 필시 잠도 오지 않을 만큼 떨리고 불안할 것이다. 개인에게 있어서 7년 이하의 징역과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형은 생각보다 무겁게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해자를 두둔하고자 할 생각은 없다. 자신의 문제로 인하여 처벌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며, 피해자는 이러한 영상을 찍고 올린 가해자보다 이미 더 극심한 고통을 받았을 것이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변호사로서 필자는 정부가 나서서 앞으로 이러한 범죄로 고통 받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는 엄단을 약속한 이 시점에, 다시금 변호인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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