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는 10일 검찰 고검 검사급 중간간부 인사를 17일자로 단행했다고 밝혔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지난해 1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가 이뤄진 가운데, 전반적으로 파격인사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법무부는 검찰 신뢰를 저해한 인사에 대해선 엄정하게 조치했다고 강조했다.


‘기수 파괴’ 박찬호·한동훈 서울중앙지검 2·3차장 발탁


10일 법무부는 고검 검사급 중간간부 인사를 17일자로 단행했다고 밝혔다. 고검 검사급 검사 538명과 일반검사 31명에 대한 승진 및 전보가 그 대상이다.


통상적으로 정기 인사는 그간 매년 1월 시행돼왔지만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6개월 이상 미뤄지게 됐다.


법무부는 먼저 서울중앙지검 2·3차장에 박찬호(사법연수원 26기)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장과 한동훈(27기)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을 각각 임명했다. 사실상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들의 승진을 두고 ‘파격’이란 평가가 쏟아진 가운데, 박 차장은 전임인 이정회 대검 과학수사부장의 세 기수 아래며, 한 차장의 경우 전임 이동열 법무연수원 기획부장보다 무려 다섯 기수나 후배다.


하지만 앞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인사 사례를 들어 이 같은 파격 인사가 이미 예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공안 사건을 지휘하는 중앙지검 2차장에 발탁된 박 차장은 ‘특수통’(특수수사 전문)으로 꼽힌다.


지난 2007년 ‘삼성비자금 사건’ 특별수사·감찰본부에서 일했고, 2013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검사, 2015년 서울 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장을 거쳐 지난해에는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장을 맡아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수사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박 차장 발탁이 최근 공안 수사에서 계좌추적 등 특수수사 기법을 도입하고 있는 흐름과도 맥이 일치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어 신임 한 3차장의 경우 SK그룹 분식회계 사건과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 대우조선해양 비리 사건 등의 수사를 통해 이름을 알리는 등 이른바 ‘재계 저승사자’로 불린다.


앞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도 파견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한 한 차장은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는 4개 특수부를 비롯해 방위사업수사부와 공정거래조세조사부, 첨단범죄수사부 등을 지휘하는 핵심 자리를 꿰차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에는 윤대진 부산지검 제2차장이 정식 임명됐다. 윤 1차장은 이미 지난 7월 5일 1차장 직무대리로 임명돼 업무를 수행하던 상태였다.


법무부 파견 과장급 검사들 ‘무더기 좌천’…검찰신뢰 저하


법무부는 이날 “검찰신뢰 저하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는 중간간부들은 이를 인사에 반영했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 중인 다면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리더십에 문제가 제기된 간부에 대해선 지휘 보직 제외 등 엄정하게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무부에 파견된 과장급 검사들이 청와대와 검찰 등의 부적절한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좌천됐다.


이선욱 검찰과장이 부산지검 형사1부장으로 전보된 가운데, 박세현 형사기획과장은 수원지검 형사3부장으로, 정진우 공안기획과장은 서울북부지검 형사4부장, 이창수 국제형사과장은 대구지검 형사4부장, 변필건 형사법제과장은 부산동부지청 형사3부장으로 각각 인사 조치됐다.


이와 별개로 중앙지검 특수1·2·3·4부장에는 특수통으로 분류된 신자용(28기), 송경호(29기), 양석조(29기), 김창진(31기) 부장이 각각 임명됐으며, 특히 1·2·4부장은 특검팀에 파견된 바 있다.


중앙지검 공안1부장은 임현(28기) 대검 공안1과장, 공안2부장엔 진재선(30기) 대전지검 공판부장이 각각 배치됐다.


또한 검사장급에서 차장급으로 직급을 내린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단장에는 이두봉 성남지청 차장(25기)이 자리했다.


대검 공안기획관과 범죄정보기획관은 이수권 안양지청 부장(26기)과 권순범 대검 연구관(25기)이 각각 선임됐다. 전국 주요 특수수사를 조율하는 대검 검찰연구관으론 특수통인 김후곤 대검 대변인(25기)이 보임됐다.


공무원 사건과 명예훼손 사건을 전담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과 한국항공우주산업에 대한 수사를 담당 중인 방위사업수사부장에는 각각 홍승욱 법무부 법무심의관(30기), 이용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28기)이 배치됐다.


아울러 법무부 대변인과 대검 대변인에는 각각 문홍성 대전지검 특수부장(26기), 주영환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 1팀장(27기)이 임명됐다.


주요 지청인 성남지청장, 안산지청장, 순천지청장에는 여환섭(24기) 대검 선임연구관, 고흥(24기) 대검 공안기획관, 김광수(25기) 법무부 대변인이 각각 보임됐다. 또한 여주지청장에는 이원석(27기)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선임됐다.


아울러 법무부는 천안지청장과 고영지청장, 부천지청 차장에 노정연(25기), 황은영(26기), 이노공(26기) 검사를 각각 보임, 우수 여성 검사에 대한 인사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와 관련, 법무부는 “새 지휘부를 바탕으로 법무·검찰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는 진용을 완비해 검찰개혁 과제들을 본격 추진해나갈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자평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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