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호 교수 “경력단절 어린 후배 보면 눈물, 포기 못해”
KBL, 적극지원 계획 불구 VS 경찰청, 모르쇠 일관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최근 국내 남자 농구계의 염원이었던 ‘경찰청 농구단’의 창단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선수와 팬 모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프로농구가 올해로 창단 20년을 맞고 있지만 정작 선수들이 운동과 함께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함께 할 수 있는 곳은 상무(국군체육부대)가 유일하다.


하지만 상무에 입대할 수 있는 농구 선수들은 고작 1년에 15명 남짓으로 한 해 프로에 입단하는 선수와 대학 선수 등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하는 선수들이 약 60~7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엘리트 선수들만이 상무에 길이 열려 있지만 많은 선수들에게 문이 열려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상무에 입단하지 못한 농구선수들은 농구공을 내려놓은 채 ‘일반병’으로 군에 입대해야 한다.


최근 이들에게 희망이 보이고 있다. 바로 ‘경찰청 농구단’ 창단의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의 한 가운데에는 한국농구연맹(KBL)과 바로 한상호 상명대 교수가 있다. 특히 여러차례 경찰청 농구단 창단의 무산에도 오뚝이 처럼 한 교수는 버터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수는 명지고와 한양대에서 농구선수 생활을 했지만 부상으로 은퇴하면서 선수로서의 꿈을 접었다.


지도자의 길을 나선 한 교수는 경북과학대와 상명대 농구단을 잇 따라 창단시키는 등 국내 농구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경찰청 농구단, 선수 경력단절 막고 경기력 향상...경찰 홍보 효과


이와 관련해, 한 교수는 국내 경찰청 농구단이 창단되면 선수들의 경력단절을 막고 경기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가져 올수 있으며 프로농구 스포츠 저변 확대와 국제대회의 성적 향상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구단 창단에 나선 이유에 대해 한 교수는 “해마다 많은 젊은 후배들이 군 문제로 고민하는 것을 보고 이대로 앉아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능력 있고 어린 선수들이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 기간 동안 농구공을 내려 놓으면 실력 감소는 물론, 재대 후에도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농구계를 떠나는 경우도 있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선수들의 군 문제를 해결하기 국회, 경찰청 등 관련기관과에 백방을 뛰어다니며 이를 설명하고 노력한 끝에 결실의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여기에 든든한 지원군도 만났다.


▲ 한상호 상명대 교수.

한국농구연맹(KBL)이다. KBL측은 ‘경찰청 농구단’이 꾸려지면 프로구단을 통해 운영비용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KBL 측은 “유망한 젊은 농구 선수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전문 농구선수로서 선수생활을 이어 갈 수 있도록 훈련도 병행할 수 있는 경찰청 농구단 창단을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며 “경찰청 농구단이 창단될 경우 창단 비용은 물론 지도자 인건비와 훈련비 등 운영상 필요한 모든 부분에 대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프로구단 역시 경찰청 농구단 창단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프로구단은 자신의 팀 소속 선수들이 국방의 의무 기간 동안 경찰청 소속으로 운동을 계속할 수 있게 돼 경력 단절을 막을 수 있고 몸을 만들 수 있어 팀에 복귀 후 바로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추진 노력에도 불구...경찰청의 이상한 변명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주체인 경찰청은 창단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의무경찰 폐지가 공약으로 결정되면서 농구단 창단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의무 경찰이 폐지된다고 해서 농구단을 창단할 수 없다는 것이 맞지 않는다”며 “경찰청 농구단 창단은 체육계의 오랜 염원이며 경찰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어 ‘윈-윈’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경찰청 농구단은 2015년에도 추진 된 바 있었다. 당시에도 경찰청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무산 시킨바 있다. 올해 초 부터 다시 시작된 농구단 창단에 경찰청의 요구 사항을 다시 받아들여 추진했던 농구계와 KBL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농구단 운영도 15명~18명 정도 인원으로 차량과 체육관 등을 모두 KBL에서 지원키로 했는 데 말이다.


현재 경찰청은 축구와 야구를 비롯해, 태권도, 유도, 사격, 육상 등을 운영하고 있어 유독 농구계에 대해 차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교수는 <스페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농구선수로서 가장 꽃피우고 성장할 수 있는 나이에 농구로 국위를 선양하고 국가를 위해 보답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고 싶다”며 “현재 일부 선수들만이 국군체육부대에 들어가게 되어 있어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2년이라는 시간동안 운동을 쉴 수밖에 없어 이들의 실력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청 농구단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되면 프로농구가 국민들에게 더욱 사랑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나아가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프로농수 스포츠 전체의 부흥에도 일조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 교수의 이러한 노력을 곱게 보지 못하는 시각도 있다. 창단을 통해 한 자리 차지하려 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대학교수가 뭐가 아쉬워서 자리에 연연하느냐”며 “후배들이 병역의 의무를 마치는 기간 동안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자신의 기량도 발전시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오늘도 경찰청 농구단 창단의 그날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마지막으로 경찰청 농구단이 운동선수의 병역비리 등 잘못된 선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의 성원으로 농구선수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운동을 통해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고 부탁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