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없는 금융공기업…누가 차지할까(?)

▲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이 낙점됐다. 국내 금융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금융위원회 수장이 정해지면서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권 기관장과 수장이 없는 금융 공기업 등의 인사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초미의 관심은 진웅섭 금감원장의 교체 여부다. 국정철학 공유라는 대명제 속에서 교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서는 남은 기간 등을 고려해 임기를 보장해 줄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한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금융공기업 수장들의 교체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찬우 거래소이사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다. 대표적인 친박 인사라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높다.


최종규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금융공기업 전반에 인사태풍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향후 금융공기업 지도를 미리 살펴봤다.


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 후보에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이 낙점되면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끌 1기 경제팀 라인업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현재 공석인 수협은행과 SGI서울보증의 인사가 단행되고 몇몇 금융공기업의 인사가 이뤄지면 새 정부를 이끌 금융공기업 기관장의 라인업도 대부분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장 교체될까(?)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은 인사청문회를 남겨 두고 있지만, 여야와 정치권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어 인사청문회 통과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금융계의 전망이다.


지난 6일 국회에 제출된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살펴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외 금융 및 경제 분야 최고의 전문가이면서 강한 추진력과 특유의 온화함 및 친화력을 겸비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최종구 은행장이 금융위원장에 오르면 가장 관심이 증폭되는 자리는 금융감독원장직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을 맡고 있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오는 11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지만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지금까지 금감원장의 후임으로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는 인사를 살펴보면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원장과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서태종 금감원 수석 부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인사를 꼽자면 김광수 전 원장이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원장은 행시 27회로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보다 2기수 후배다. 여기에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과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로 정부가 새 금감원장에 가이드라인에도 부합한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좌)와 이동걸 산은지주회장(우)

또한 새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계획을 세우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 1분과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 새 정부의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 최대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진웅섭 금감원장 교체되나…김광수·정은보 등 하마평


‘정찬우·이동걸’ 교체설 모락…‘친박 낙하산’ 꼬리표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감원장을 교체하지 않고 전웅섭 원장에게 남은 임기를 보장해 줄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수장 없는 공기업 인사 속도


최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자리에 오르면 그동안 지연됐던 각 금융기관의 인사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공식인 상태로 이어오던 수협은행과 서울보증보험의 수장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협은행은 이원태 전 행장의 임기가 지난 4월 만료됐지만 아직 차기 행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공석으로 남겨져 있다.


수협은행은 지난 3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차기 행방 공모를 진행했으나 무산 된 바 있다. 행장추천위원회 위원 선임권을 갖고 있는 곳은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와 수협중앙회다. 이에 따라 수협은행의 인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또한 SGI서울보증도 인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SGI서울보증은 지분 94%를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어 인사권을 금융위원회가 갖고 있다.


지난 3월 당시 최중구 사장이 수출입은행으로 이동하면서 넉 달째 기관장 자리가 공석으로 남겨져 있다. 일각에서는 후임으로 서태종 수석부원장과 유광열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 금융관료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하마평으로 나오고 있다.


최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으로 선임되면 수출입은행장 역시 공석이 되면서 차기 인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수출임은행장에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이정환 전 거래소 이사장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친박 금융공기업 수장 어떻게?


또 다른 관심은 친박계 금융기관장의 물갈이가 현실화 되느냐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친박계 금융공기업 수장으로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대표적이다.


▲ 이동걸 산은지주회장과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금융권에서는 이들 기관장이 임기가 다소 남아 있기는 하지만 새 정부와 국정철학 공유라는 큰 틀에서 비춰보면 함께 할 수 없을 것 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캠프에 합류해 금융관련 공약을 개발하는 등 선거에 개입해 그 에 대한 공로로 산업은행장 직에 앉았다.


이동걸 회장은 대구 출신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 석좌교수 출신이다. 여기에 산은에 대한 평가도 호의적이지 않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이 미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관료 출신보다 민간전문가가 수장으로 올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동걸·정찬우 교체 가능성↑


산업은행 회장은 산은법과 산은 정관에 따라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정권교체와 함께 그동안 이동걸 산은회장은 교체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이동걸 회장의 거취는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은 지난 정권에서 정치적인 색깔을 너무 강하게 드러냈다"며 "새 정부의 금융 국정을 이끌어 나가는 데 있어 산업은행이 주도적인 위치에 선 만큼 함께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 공기업 수장 대거 교체…후속 인사 급물살 탈듯


서울보증 등 수장 선임 급물살…또 다른 ‘낙하산’ 우려


한국거래소 정찬우 이사장 역시 자리 보전이 힘들어 보인다. 정 이사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이다. 지난해 10월 취임해 임기가 2년 이상 남아있지만 정 이사장은 취임 이전부터 정권 말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 등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인물이다. 한국거래소 노조는 정 이사장의 취임을 반대하며 취임식 조차 무산되기도 했다.


“전 정권 낙하산 찾아라”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 등 17개 부처 장관 인선을 마무리하면서 공공기관장 교체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전 정권 인사들 중에서 국정철학 등을 공유하는데 부적격하다고 판단 될 경우 기관장 교체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이들 교체 기관장 후보에는 전 정권의 낙하산 보은 인사가 주를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친박계 인사로 알려진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을 역임한 김규옥 기술보증 이사장과 올해 10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 2018년 5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도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협회장들도 교체를 앞두고 있다. 또한 다음 달 임기를 앞두고 있는 손해보험협회의 정남식 회장과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연합회 하영구 회장,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생명보험협회 이수창 회장 등도 교체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경영평가도 주목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6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도 금융권 공기업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공공기관 중 예금보험공사만 B등급을 받아 상대적으로 눈밖에 덜 났지만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가 C등급을 받았으며 기술보증기금과 무역보험공사가 각각 D등급과 E등급을 받았다.


또한 이달에는 금융위원회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대해 경영실적을 평가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장 인사청문회 기간을 고려하면 차기 위원장은 이달 중순 이후에나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며 "임명 제청권이 금융위원장에게 있는 만큼 금융공공기관장 교체 논의도 빨라야 7월말, 8월 이후에나 본격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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