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전통의 가업…한 순간에 소비자 ‘외면’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부산여행에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인기를 얻고 있는 부산의 명물 ‘삼진어묵’이 최근 변질된 어묵을 물로 씻어 판매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소비자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삼진어묵은 변질 어묵을 손질하는 의혹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68년 전통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삼진어묵은 이에 대해 “과거의 일이지만 저희의 잘못된 부분이고 이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부산의 명물 삼진어묵의 변질 어묵 판매 의혹에 대해 살펴봤다.


최근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한 영상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비닐장갑을 낀 직원이 싱크대에서 수돗물을 틀고 변질된 것으로 추정되는 어묵을 양손으로 문질렀으며 씻은 어묵을 키친타월로 닦는 장면이 담겨 있다. 한 언론이 공개한 영상은 각각 8초, 18초, 19초, 31초 분량으로 국민의 대표 먹거리 중 하나인 어묵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변질된 제품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업체는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부산 지역의 대표 어묵업체인 삼진어묵이다.


역사와 전통의 ‘삼진어묵’


현재하는 가장 오래된 부산어묵 제조업체 삼진식품은 1950년 부산 영도에서 어묵제조를 시작해 1953년 삼진어묵으로 출발했다.


박재덕 창업주에 대를 이어 박종수 대표이사와 박용준 부사장이 삼진어묵을 이끌면서 3대를 이어 부산의 향토기업으로 발전했다.


최근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어묵이 소개되면서 부산여행의 하나의 코스로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서울 및 수도권에 점포를 내면서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변질 어묵을 유통했다는 의혹은 지금까지의 이뤄놓은 업적을 한 순간 날릴 수도 있는 사건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한 곳은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이다. 해당 영상은 삼진어묵의 퇴직근로자들이 촬영한 것이다.


이들 퇴직근로자들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매장 관리자가 유통과정 중 변질돼 미끈거리고 냄새 나는 어묵을 물로 씻어 고객들에게 판매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판교점 매출이 좋다 보니 다른 매장에서 옮겨온 것들도 있었다”며 “폐기처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지만 위에서 씻으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박용준 대표이사 사과문 개제


문제가 불거지자 삼진어묵 박용준 대표이사는 즉각 사과문을 개제했다. 박 대표는 “먼저 이번 일로 상심하셨을 많은 분들께 사죄드린다”며 “과거의 일이지만 저희의 잘못되었던 부분이고 이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퇴직 근로자, 문제 동영상 공개…“변질된 어묵 판매 강요”


삼진어묵 ‘사과문’ 개재…“변질된 제품 아냐, 위생은 철저”


삼진어묵은 “다만 언급된 내용처럼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변질되어 이상이 있는 제품은 절대 아니다. 전국 직영점으로 매일 매일 배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삼진어묵은 또 판교점에서 발생한 사건 경위를 대해 “공장에서 생산된 어묵은 냉장 상태로 포장, 유통되어 차가운 상태이기 때문에 제품들이 배송 중에 외부 기온과 온도차가 생기면 포장 내면으로 물방울들이 생긴다. 이때 어묵 표면에 묻어있던 튀김유와 함께 섞이게 된다”며 “현재 대기업 문류 시스템을 이용하여 이러한 문제가 개선되었지만 지난해 9월 이전 소규모 물류 시스템을 사용할 때는 일부 제품에 간혹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삼진어묵 측은 이번 사건이 판교점의 독단적인 행동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삼진어묵은 “경기도의 한 직영점아서 회사 지침에 반하는 해당 사건을 지시한 사장의 친인척으로 언급된 분은 책임을 물어 오늘 자로 해고하였으며 해당 직영점에서 발생한 사건이지만 모든 직영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철저한 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표이사로서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 더욱 철저한 관리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퇴사자들께도 모든 조치를 다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진어묵 사태 ‘일파만파’


삼진어묵 논란이 확대되자 매장이 위치한 현대백화점측도 조사에 들어갔다. 현대백화점 측은 “삼진어묵 판교점의 비위생적 판매와 관련해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결과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재계약상 불이익 등 페널티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삼진어묵은 부산역 매장을 돌연 철수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 매장은 코레일측과 수수료 문제로 난항을 겪으면서 자진 철수했다.


지역 단체들도 앞 다퉈 삼진어물 퇴출조치는 향토업체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부산어묵을 믿고 찾는 관광객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부산지역민과 관광객들의 인기를 얻으면서도 수수료 갈등으로 퇴출되면서 동정 여론이 빗발쳤지만 이번 변질어묵 사용 의혹이 제기되면서 명성에 흠집이 생기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진어묵은 부산지역 최대 어묵 기업인 동시에 국내 대표 어묵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지역과 관광객들의 큰 사랑을 받으면서 인기를 누렸지만 최근 변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먹는 음식을 갖고 장난을 친 기업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며 “일각에서는 불매운동까지 제기되고 있어 삼진어묵이 사상최대의 위기 앞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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