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 논란에 리콜 결함까지 '아뿔싸'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 최초로 5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새롭게 왕좌의 자리에 오른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이미지가 급락하고 있다. 큰 폭의 외형성장 이면에는 딜러사의 고혈(膏血)과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한국시장에서 인기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많은 부분을 본사에 송급하고 있지만 기부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난도 따르고 있다.


최근 잇따른 제작결함 논란도 벤츠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벤츠는 지난 1일 국토부로부터 E200등 9개 차종에 리콜명령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바탕으로 판매사로서의 도리를 다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비난의 중심에선 벤츠코리아를 살펴봤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코리아)가 지난해 비약적인 매출신장에 힘입어 9년 만에 수입차 시장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3조7875억원, 영업이익 1143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도 5위에 오르는 성장을 이뤄냈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BMW를 바짝 추격하며 1위 자리를 넘보던 벤츠는 2014년 2조204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조 시대’를 열었고 2015년에는 3조14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3조 클럽’에 가입했다.


또한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수입차업계 최초로 연 5만대를 뛰어넘는 5만6343대를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19.9% 성장했다.


폭발적인 매출 신장


벤츠의 폭발적인 성장은 국내 자동차 기업인 쌍용차까지 추월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벤츠는 지난해 매출 3조6285억원인 쌍용차를 앞질렀다.


하지만 이렇게 잘 나가는 벤츠지만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호의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자동차 업계의 시각이다.


딜러사들의 출혈경쟁을 부추기는 등 차량 판매에는 열을 올리고 있지만 고객들을 위한 편의는 뒷전이라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부족한 정비망과 서비스센터. 한 소비자는 “벤츠가 차량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운전자가 원하는 정비 인프라 구축에는 등한시 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수익 절반이상 본사로 강제 송금…기부엔 여전히 '인색'


리콜에 결함 논란 이미지 '먹칠'…'배짱영업' 비난 확산


이에 벤츠코리아는 올해 연말까지 50개 전시장과 55개의 서비스센터, 20대의 인증중고차 전시장을 갖추는 등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벤츠코리아가 전시장 확대 등 네트워크 확대를 공헌했지만 정작 반응은 그리 높지 않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의 투자가 아닌 딜러사들을 통한 투자로 한국자동차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벤츠는 차량의 결함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에게 교환이나 환불 등을 약속하지만 정작 결함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 소비자의 과실이나 딜러사의 과실로 돌리는 등 횡포 논란이 끊이질 않아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지난 2015년에 발생했던 일명 ‘벤츠 골프체 사건’. 당시 모르쇠로 일관하던 벤츠코리아는 사건이 불거지자 같은 차종에 대한 리콜을 실시하기도 했다.


최근 리콜 논란 <왜>


여기에 벤츠의 이미지 급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은 올 들어 잇따른 리콜과 제품결함도 한 몫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 벤츠코리아가 판매한 E200 등 9개 차종 1069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차량에 장착된 에어백이 사고 발생 시 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C200등 2개 차종 2대는 전자식 조향장치 모터의 제조불량으로 전동조향 보조기능이 작동하지 않으면 핸들이 무거워져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리콜 된다.


지나달 20일에도 국토교통부는 E200 등 20개 차종 42대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오류로 에어백이 비정상적으로 작동될 가능성이 발견돼 해당 차량에 대한 리콜이 진행된 바 있다.


또한 지난 3월 31일에도 E220d 등 4개 차종 일부 차량에서 동승자석 승객감지 시스템 조립 불량이 발견돼 489대가 리콜 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가 개별소비자가 에어백 불량 등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을 당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절반 이상 배당으로 ‘쑥’


지난해 벤츠코리아의 배당을 살펴보면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은 457억원으로 배당성향 52%로 집게 됐다. 벌어들인 수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본사로 송금하고 있는 것이다.


벤츠코리아는 2015년에는 배당 585억원 기록하면서 배당성향 66%를 나타냈다. 지난해 배당금액으로 128억원, 배당성향으로 14% 감소했지만 여전히 고배당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2010년 배당성향이 90%까지 기록했고, 2011년에는 30% 이후 4년 동안 약 50%의 배당성향을 받으면서 이러한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지분을 살펴보면 독일 다임러 그룹과 레이싱홍그룹 계열의 스타오토홀딩스가 각각 51%와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벤츠코리아의 인색한 기부금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벤츠는 지난해 국내에서 22억4000만원의 기부금을 펼치면서 매출 대비 0.06%의 기부금 비중을 나타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외국계 기업들이 한국시장을 수익을 창출하는 시장으로만 여기고수익의 대부분을 본국으로 송환하고 있다”며 “최근 벤츠가 배당성향이 낮아지고는 있지만 한국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한국시장에 투자와 사회공헌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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