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결함 없다’ 원론적인 답변만…소비자 “분통”

[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국내 출시 최단 기간 100만대를 돌파로 흥행가도를 달리던 갤럭시S8이 또다시 내구성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갤럭시S8을 사용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작은 충격에도 액정이 심각하게 파손되면서 '유리액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삼성전자측은 ‘기기결함이 아니다’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묵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태도에 100만원을 호가하는 스마트폰을 산 소비자들은 다소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몇몇 소비자들은 삼성 측이 판매만 할 뿐 제대로 된 사후처리는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최고 기대작이자 명실상공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갤럭시S8의 이 같은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갤럭시S8 시리즈, 출시부터 문제였던 ‘액정’ 논란
일주일 사이에 두 번이나 깨진 ‘액정’…소비자 과실?


사실 갤럭시S8의 액정이 쉽게 깨진다는 것은 해외 실험을 통해서 한 차례 드러난 바 있다. 지난 4월 미국의 스마트폰 파손 보증 보험사인 스퀘어트레이드의 테스트 결과 갤럭시S8은 외부 충격을 받았을 때 다른 스마트폰보다 더 잘 깨지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스퀘어트레이드 측은 “갤럭시S8은 테스트를 한 여러 스마트폰 가운데, 첫 번째 낙하에 바로 금이 간 최초의 기종으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당시 스퀘어트레이드는 갤럭시S8을 1.8m 높이에서 전면·후면·측면 각도로 떨어뜨리거나 미끄러뜨리는 방식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갤럭시S8은 어떤 각도로 떨어뜨려도 액정에 파손이 갔고, 심지어는 액정 유리 일부가 떨어졌다. 또한 60초 동안 실험용 상자에 넣고 떨어뜨리기 테스트를 한 결과, 역시도 액정에 금이 갔다.


이 같은 실험결과를 미뤄볼 때 갤럭시S8은 삼성전자의 전작들에 비해서도 액정 약화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한 번의 실험 낙하로 인해 액정에 금이 갈 정도라면, 실생활에서는 더 많은 파손이 생길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여진다.


'해결책'은 없고 무마시키기만 하면 된다?


갤럭시S8 시리즈는 공식적으로 출시되기 전부터 ‘액정’으로 인해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액정에 붉은 빛이 감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심지어 일부 사용자들은 "붉은 액정 현상이 화면 전체 고르게 나타는 게 아니라 특정 부위에서 심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화면 상·하단 끝부분과 양 옆의 엣지 주위에만 유독 붉은 기가 많이 감돈다는 것이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붉은 화면은 원래부터 세팅이 되서 나오는 것이다.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서 화면 세팅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다"며 "붉은 화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설정에서 충분히 바꿀 수가 있다 "고 말했다.


일부 화면만 붉게 나오는 현상에 대해서 "현재 그런 문제를 겪고 있는 갤럭시S8을 직접 본 것이 아 아니게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다"며 "온라인을 통해서만 그런 이야기를 봤다. 만약에 이러한 문제점이 고객에게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AS 등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이후 삼성전자 측은 여러 차례 언론보도 등을 통해 기기 결함이 아니라는 입장을 공고히 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갤럭시S8의 문제도 문제지만, 삼성전자 측이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확한 진단보다는 “기기결함이 아니다”라는 말로 무마시키려 한다고 꼬집었다.


스마트폰 신주단지처럼 모셔라?


삼성전자의 이러한 태도는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용자들이 황당해하는 부분 중에 하나는 갤럭시S8의 내구성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것도 있지만, 삼성전자의 태도의 문제도 크다. <본지>와 인터뷰를 했던 A모씨는 일주일 사이에 두 번이나 갤럭시S8의 액정을 갈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의 액정이 약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갤럭시S8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갤럭시S8 유저인 A씨는 “일주일 간격으로 휴대폰 액정이 깨졌다. 수리비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측에 연락을 했었다.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서 쉽게 깨지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삼성전자 측은 ‘스마트폰 화면이 크면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삼성전자 측은 노트나 다른 기종의 스마트폰 단말기에 비해서 갤럭시S8이 잘 깨지지만 휴대폰에 결함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심지어 서비스센터 측은 잘 깨지는 문제에 대해서 항의를 하자 “스마트폰에 결함이 없기 때문에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서비스센터 측에서 전화가 왔을 때는 내심 기대를 했었다”라며 “하지만 서비스센터 측은 문제를 찾아서 해결해 보겠다거나 앞으로 대응 방안을 내놓기 보다는 스마트폰에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결해줄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용자가 바라는 것은 확실한 대응책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측은 문제가 없으니 해줄 것이 없다는 고압적인 태도”고 토로했다.


갤럭시S8이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약한 걸 알면서도 제조사인 삼성전자 측이 해결방안을 내놓기 보다는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는 소비자들에게 팔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경영마인드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또한 이러한 행보로 인해서 소비자들은 삼성전자가 불만사항을 ‘묵살’하고 있다고 느끼게 될 수밖에 없고, 갤럭시S8에 대한 내구성과 신뢰감은 그 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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