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중복 가입, 3회 이상 보험금 수령’ 집중 조사 中

▲ 최근 충청권을 중심으로 ‘홀인원 보험금’ 청구액이 급증해 금융감독원이 골프보험 계약에 대해 전체조사를 시행했다. 사진은 홀인원이 가장 많이 나온 사천CC 드래곤 코스 7번홀의 전경. <사진=사천CC 홈페이지 캡쳐>

[스페셜경제=김경진 기자]지난 2012년 골프 보험 관련 다수의 보험사기 적발에 이어 최근 충청권을 중심으로 ‘홀인원 보험금’ 청구액이 급증해 금융감독원이 골프보험 계약에 대해 전체조사를 시행했다.


홀인원 보험금이 뭐야?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보험 상품 중 하나가 골프보험의 홀인원 특약이다. 홀인원 특약은 계약자가 홀인원 혹은 알파트로스 달성 시 소모되는 실제 축하비용을 보장하는 상품을 말한다. 홀인원은 단 한 번의 티 샷이 그대로 홀 컵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며 알파트로스는 해당 홀에서 기준 타수보다 3타수 적게 끝내는 것을 말한다.


보통 골프보험 자체에는 홀인원에 대해 보장하지 않고 골프공·골프채에 맞는 사고, 카트사고 등 골프장 안전사고를 대비하는 보험이다. 여기에 홀인원 축하금을 특약으로 구성해 판매하는 것이다. 프로골퍼를 포함한 관련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은 가입할 수 없다.


골퍼들이 홀인원 달성 시 축하파티, 기념품 구입, 기념식수, 캐디 축의금 등 각종 비용이 발생한다. 이 비용에 대해 영수증을 제출해 보장받는 형식이다. 실손의료보험과 동일하게 ‘지출한 금액에 대한 실제비용’만 지급해 중복가입이 필요 없는 보험이다.


▲ 메리츠화재 골프보험 상품 설명 중 일부. <사진=메리츠화재 홈페이지 캡쳐>

‘골프중사고’보다 축의금 명목?


하지만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골프보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골프장 안전사고 비율도 높지 않을뿐더러 상품 자체가 축하금 명목의 비용을 지불하는 홀인원 특약은 보험이 아니라 로또라고 비난한다. 이에 한 대형GA 보험업계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제 고객 중에선 홀인원 특약 받아가신 분이 없다. 정말 필요도 없고 받을 확률도 낮다”며 “보험밥을 먹고 있지만 왜 있는 보험인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밝혔다.


▲ 현재 판매하는 골프보험 대다수의 보험료 구성 중 안전사고를 대비하는 ‘골프중배상책임’ 보험료는 100원대에 불과하다. 메리츠화재 골프보험에 경우 77원이다. <사진=메리츠화재 홈페이지 캡쳐>

실제로 현재 판매하는 골프보험 대다수의 보험료 구성 중 안전사고를 대비하는 ‘골프중배상책임’ 보험료는 100원대에 불과하다. 메리츠화재 골프보험에 경우 77원이다. (기준:남자, 상해1급, 5년만기 전기납, 월납) 즉 보험사들도 골프중배상책임에 대한 비율이 높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보험료를 적게 측정한 것이다.


아울러 보험사기 표적 우려도 제기된다. 악덕 계약자가 동반자와 캐디 등과 입을 맞추고 가짜로 홀인원을 만들면 현실적으로 잡아내기가 매우 어렵다. 또한 골프장과 보험사들 간 보험 가입 및 보험금 청구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보험사에 가입해 보험금 한도를 법적 한도 금액을 초과할 수 있다.


최근엔 실제 필드뿐만 아니라 스크린골프 전용 홀인원 보험까지 판매해 보험사기의 표적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보험사기 표적 우려…정말일까?


이같은 사실에 금융감독원은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판매 중인 골프보험 홀인원 특약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또한 금감원은 일부 계약에 대해 보험사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까지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2016년 7월 이후 충청권 지역을 중심으로 홀인원 보험금 청구건수가 급증해 이를 수상히 여긴 보험사와 금감원이 전면조사에 들어간 것. 홀인원은 프로골프 선수들도 달성하기 어려워 ‘인생 홀인원’이라 불릴 정도다.


아울러 금감원은 2010년 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약 7년간 판매된 골프보험 계약 중 ▲중복 가입한 계약 ▲3번 이상 보험금을 받은 동일 계약자에 대한 계약 등에 대한 자료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골프보험 홀인원 특약 보험사기는 지난 2012년에도 있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5개월 동안 같은 골프장에서 3번 연속 홀인원을 해서 총 2000여만원을 챙기는 보험사기 일당도 적발했다. 이러한 부작용으로 일부 보험사는 홀인원 특약 한도를 축소하고 골프보험을 온라인 전용으로 전환한 바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보험사들 간 정보 공유가 없어 온라인 전용이든 설계사를 통해서 가입하든 보험 계약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대형GA 보험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홀인원으로 인해 실제로 발생하는 축하금을 보상해 주는 것은 좋다”면서도 “하지만 보험사들간의 정보 공유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중복가입은 피할 수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일부 필드에서는 홀인원이 상대적으로 높은 홀이 많다”며 “이러한 홀에 대해 고화질 CCTV를 설치하는 방법이나 골프카트에 블랙박스만 달아도 보험사기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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