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성산’이란 시를 읽고 그린 그림으로 장지에 수간채색 작품이다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박천숙 화가의 그림을 이해하려면 무엇보다 오방색(五方色)을 알아야 한다. 박 화가의 그림 안에서는 한국적 전통의 이야기와 순수한 영혼의 하모니(harmony)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대상이 공간의 조화를 이루고, 장지의 매력인 광택없는 스며듦과 우러남, 담백하게 번져나오는 오방색(적, 청, 황, 흑, 백)의 색감은 자연의 심오한 생명력을 느끼게도 한다.


오방이란 다섯 방향을 지칭하는데 중앙(토), 동(목), 서(금), 남(화), 북(수)를 상징하는 전통의 오색방향을 말한다. 오방색은 자연과 역사, 인간의 정신이 상징적으로 내포되어 있다.


박 화가는 전통색감에 머물 수 없는 작품의 주제가 있었다면 ‘무궁화’에 대한 남다른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6.25 참전용사셨고 무공훈장을 두 번이나 받으신 아버지의 애국심을 보며 성장한 환경은 결국 나라사랑의 예술적 승화 정신으로 무궁화를 작품으로 화폭에 피웠다.


특히 오방색의 색감으로 강렬하면서도 독특한 형상적 변형과 감성적 터치(touch)로 새로운 시각에서 재구성한 무궁화가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화폭에 살아있다. 무궁화의 변신은 곧 작가특유의 창조적 작품성인데 박 화가의 그림을 살펴보면 그 안에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동화처럼 담아두고 있다.


그림 안에는 솟대, 종, 버선, 색동이 등도 보인다. 하늘을 향한 희망의 상징인 솟대를 표현하여 현대인들의 각박한 삶 속 희망과 꿈을 기원 해준다.


종(鐘)은 신성성을 널리 퍼뜨리는 청각적 성스러움을 불러일으키고 좋은 소식을 멀리 알린다는 의미가 내재되어있다.


▲ 새해-장지에 혼합채색

그리고 버선은 반가울 때 ‘버선발로 뛰어 나간다’는 기쁨을 나타내는 길조(吉兆)의 의미와 한국 여인특유의 아름다운 의상의 마무리 맵시이다. 색동은 경사스러운 날 의상으로 사용하고 즐거운 축제를 나타냄으로 나라꽃 무궁화와 잘 어울리는 소재들을 공간적, 색감적, 조화적 창작성으로 그려낸다.


특히 무궁화는 군자(君子)의 품격을 갖춘 우리나라의 국화(國花)이며, 하늘과 땅을 아우르는 천지화(天地花)라고도 별칭한다. 무궁화의 꽃말은 ‘일편단심’이며 지지 않고 영원히 핀다는 뜻이다. 꼭두새벽에 개화하는 무궁화는 겨레의 진취성을 상징하여 강인함과 끈기로 우리의 민족성을 잘 나타냄으로 “군자지국 지방천리 다목근화(君子之國 地方千里 多木槿花)”라 하여 우리민족성에 대한 상징적 예찬의 표현담고 있는 꽃이기도 하다.


5개의 꽃잎은 오행, 오복, 오합일, 오곡 등의 다섯이란 숫자를 즐겨 쓰는 우리 겨레의 전통적인 멋을 나타내는 숫자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화가에게 있어서 그림을 그리는 일은 여행을 떠나는 일이다. 무궁화와 더불어 한국미를 상징하는 소재들(무궁화, 솟대, 종, 버선등 전통문양)를 찾아 현대적인 감각과 만나 재창조되는 신나는 작품여행이라는 것이 화가의 변이다.


박 화가는 앞으로도 한국을 상징하는 다양한 소재와 무궁화를 통합시켜 순수한 한국적인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서 혼신을 다하고, 자신의 삶이 녹아들어있는 자원 박천숙 화가만의 독특한 작품을 남기고자한다.


▲ 자연-장지에 먹, 분채

박 화가의 그림 안에서는 한국적이며 순수한 영혼의 화음을 울리는 스토리텔링이 있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자란 박 화가는 그 시절 그곳의 풍경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병풍처럼 산이 둘러져있고 앞에는 강이 흐르고 커다란 미루나무와 땅콩밭이 있던 그곳에서 자연의 보호아래 자연과 더불어 성장한 기억들은 현재 작품 활동을 하는데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 안에는 자연이라는 주제가 빠질 수 없고 그 시절에 간직한 순수한 감성을 그대로 작품 속에 담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박 화가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자연스레 그림 속 동화 한편을 보고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마음의 눈으로 자연을 본다면 하늘, 산, 들, 바람, 햇살...그때의 자연은 삶의 희망, 고통, 사랑, 진리가 오묘한 질서 안에 들어있어 우리를 감동시킨다.


박 화가는 그 감동과 삶에서의 희노애락을 그림에 절제하고 단순화시켜 자연의 내면을 담아서 희망과 환희로 승화시켜서 하얀 화지에 올리는 것이다.


순수자연은 우리의 시선 안에 언제나 있고, 우리는 그 자연을 사랑하고, 감동하고, 희구하고, 전율하며 사는 삶의 핵심을 아름답게 표현하여 감동을 주어 사람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자 애쓰는 것이 박 화가의 일상이다.


박 화가는 한 순간에 보고 좋다는 그림보다는 보면 볼수록 느낌이 깊어지는 한국적인 그림을 혼신을 다하여 표현하고 내 삶과 내 모습을 만들어 가고 싶다는 주장도 한다.


또한 박 화가는 자연의 풍경이란 움직일 수 없는 정물이지만 그러나 멈춰서서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안에는 살아 숨쉬는 생명들이 움트고 있으며, 이러한 자연속의 풍경이나 정물을 작가의 마음과 생각 속으로 재해석하여 작가만의 상상적 공간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창작이라고도 말한다.


그리고 언제나 관객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고, 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을 전할 수 있고, 이야기가 담겨있는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런 박 화가의 소망이 지속되길 바라며 국내를 비롯해 세계 속의 자연, 무궁화를 주제로 그려진 특유의 작품을 볼 수 있길 기대 해본다.


▲ 자원 박천숙 화가

자원 박천숙 화가는 청주사범대학교 미술교육학과 한국화를 전공하였으며, 민간인 최초로 육군사관학교 초대전, 계룡대 축제초대전, 한국무궁화축제 초대전 등 개인전과 아트페어 20회, 국내외 초대전 및 그룹전 200여회를 참가한 화단의 중견작가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및 전국공모전에서 우수상 등 입상경력 10회 이상의 수상경력이 있다.


활동경력은 한국미술협회 안산지부 부회장 및 이사, 한국자연미술협회 지부장을 역임하였으며,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안산에서 화실을 운영하며 작품과 작가양성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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