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및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 규탄 법률가 농성단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촉구하는 2만여명의 서명을 특검에 전달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대한승마협회 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해, 삼성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명마를 사주고 이를 은폐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4일 이를 단독으로 보도한 <SBS>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9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최순실 씨와 박상진 사장,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가 비밀리에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당시 황 전무는 이날 만남에 대해 ‘최 원장 미팅 결과’라는 제목으로 회의록을 작성했는데, 회의록에는 ‘언론에 노출될 우려가 큰 만큼 최순실이 블라디미르를 6개월 안에 매각을 추진한다’고 기재돼 있다.


블라디미르는 20억원이 넘는 스웨덴산 명마로 주인이 바뀌면 언론에 화제가 될 만큼 유명한 말이라고 한다.


앞서 삼성은 정유라에게 훈련용 말을 여러 마리 제공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9월 28일 박 사장과 황 전무를 만난 최 씨는 이들에게 삼성이 제공한 말들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황 전무와 최 씨는 덴마크로 이동해 말 중개상인 헬그스트란을 만났고, 헬그스트란은 정유라가 타던 삼성 소유의 훈련용 말 2필을 삼성으로 넘겨받았다.


그리고 최 씨는 약간의 돈만 내고 블라디미르와 스타시아 등 명마 2필의 소유권을 헬그스트란으로 부터 넘겨받았다.


삼성이 헬그스트란에게 훈련용 말 2필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삼성은 헬그스트란에게 말 값을 받지 않았고, 헬그스트란은 최 씨에게 약간의 웃돈을 받고 최 씨에게 명마 2필을 넘겨 준 것이다.


즉, 삼성이 최 씨에게 블라디미르 등 명마 2필을 최 씨의 딸 정유라에게 우회지원 했다는 것.


이후 앞서 언급했던 지난해 10월 19일 최 씨와 삼성은 독일에서 미팅을 갖고 삼성이 블라디미르를 정유라에게 우회 지원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6개월 안에 매각해야 한다고 합의한 것이다.


당초 특검 조사에서 블라디미르의 존재를 몰랐다고 잡아떼던 박상진 사장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회의록을 들이밀자, 결국 이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와 삼성 측이 만나 정유라를 위해 말 거래를 하거나 논의한 시점은 지난해 9~10월이다. 이 당시는 언론을 통해 최 씨의 국정 농단 의혹이 속속들이 터져 나오고 있었고, 이를 토대로 국정감사에서는 숱한 국정 농단 정황들이 폭로되던 시점이었다.


특검은 삼성이 박근혜 대통령의 강요로 단순히 금품을 제공한 피해자라면, 국정 농단 폭로 이후에도 이런 식의 우회 지원을 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청와대가 어떠한 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삼성은 이에 대한 대가로 국정 농단이 불거진 이후에도 최 씨 모녀를 지원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6일 오전 10시 30분 한정석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진행된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17일 새벽에나 결정될 전망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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