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지난 9월 7일(현지시간)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갈라만찬이 열린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건배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 불법자금 자금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으로 귀국 전부터 여론의 혹독한 검증대에 올려 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지인들을 만나 “개헌은 틀림없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북 증평·진천·음성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과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이 지역구인 박덕흠 의원, 충북 충주가 지역구인 이종배 의원은 지난 23일 미국을 방문해 반 총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반 총장이 이와 같이 언급했다고 한다.


이종배 의원은 연합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반 총장이 1987년 만들어진 헌법은 현재와 맞지 않으니 개헌은 틀림없이 있어야 한다”는 의중을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분권형 대통령제 및 의원내각제 등 개헌의 방향에 대해 반 총장은 “전문가와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할 것”이라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개헌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총선과 대선시기를 맞추기 위해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선 “반 총장이 유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이종배 의원이 전했다.


반 총장이 ‘유연한 생각’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필요하다면 대통령 임기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개헌 시점과 관련해 이 의원은 “(반 총장이)대선 전에 시간이 없어 개헌을 못 한다면 차기 대통령 임기 초에서 서둘러 결정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면담 자리에서 반 총장이 박연차 전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해 반 총장이 “정말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부인했다고 경대수 의원이 밝혔다.


반 총장은 이를 보도한 <시사저널>로부터 23만 달러 수수의혹에 대한 관련 입장을 요구받아 해당 기사가 보도될 것임을 사전에 알았다는 전언이다.


이종배 의원은 “(당시 반 총장이 박 회장과)한 5분 정도 같이 있었고, 바로 만찬을 하고 헤어졌다고 설명했다”며 “처음 본 사람에게 20만 달러를 받을 이유도 없고 돈을 받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1만달러씩만 해도 (지폐묶음이)20개인데 그걸 들고 와 전했다는 게 말도 안 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아들의 SK텔레콤 미국 뉴욕 사무소 특혜 채용 및 골프장 예약 등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내가 그런데 왜 관여를 하겠느냐”며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 총장이 언급했다는 게 이종배 의원의 주장이다.


한편, 반 총장은 내년 1월 중순 귀국 직후 국립 현충원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부산 유엔 기념공원 등을 방문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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