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화 국회의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퇴임기자회견을 한뒤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입법부인 수장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25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갖고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직을 맡아왔던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집무실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통해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 가족과 언론인 여러분, 이제 나흘 후 저는 국회의장 임기를 마칩니다”라며 자신의 퇴임을 알렸다.


정 의장은 “지난 2년 동안 제19대 국회 후반기 의장직을 맡아 숨 가쁘게 달려 온 여정을 뒤로 하고 국회를 떠나게 된다”면서 “부족한 제가 국회의장의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정 의장은 이어 “집무실에 ‘참을 인(忍)’자를 써서 걸어놓고, 어떻게든 소통과 타협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새로운 국회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했다”며 “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재량권을 발휘해 교섭단체 간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제 국회를 떠나지만 낡은 정치질서를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열어나가는 길에 작은 밀알이 되고자 한다”며 “협치와 연대의 정치개혁, 국민중심의 정치혁신에 동의하는 우리 사회의 훌륭한 분들과 손을 잡고, 우리나라 정치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있는 ‘빅 텐트’를 함께 펼치겠다”며 정계 개편을 시사했다.


빅 텐트와 함께 대권 도전??


정 의장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퇴임 이후 정계 개편과 함께 대권에 도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대권에 대해서는 얼마 전에 우연히 본 이야기가 있는데, 공자께서 도를 깨치고 하는 여러 말씀 중 하나가 ‘지불가만’이란 게 있다”고 답했다.


이어 “자기 뜻을 다 가득 채우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러려고 하지 말라는 뜻인데, 사람은 부족하니 그것을 뛰어넘어 다 채우려면 패가망신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의장으로서 주어진 의장직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갖고 있지만 여러 가지로 부족하기 때문에 지불가만 이라는 말로서 대체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신이 직접 대권 행보를 펼치기보다는 대권주자를 옹립하는 ‘킹 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빅 텐트 구성에 대해서는 “정치결사체는 외곽에서 우리 정치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조언을 하는 정치원로 집단과 같은 것이라 할 수도 있고, 새로운 정당으로 태어날 수 있는 것도 결사체라 할 수 있다”며 “지난번에 10월까지 고민하겠다고 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다.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인 중도 세력을 규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고문과 뜻을 같이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정 의장은 “손학규 선배가 우리 당(새누리당)에 있을 때 제가 초선이던 때였는데, 굉장히 가까웠다”면서 “인간적으로도 가깝고 제가 존경하는 분이며, 당을 달리하는 바람에 거리가 멀어졌지만 마음으로 늘 훌륭한 선배라 생각한다. 그것이 꼭 하나의 당으로 묶여 정치를 같이 한단 의미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현 정부의 아쉬운 점과 잘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은 인사라고 생각한다”며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좀 더 탕평인사 했으면 좋지 않았겠느냐 하는 아쉬움을 갖고 있고, 흔히 소통을 이야기 하는데 그런 점이 좀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인사와 소통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정말 대통령 자리에서 우리 조국의 미래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한 대통령을 더 잘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통령께서 거부권 행사하지 않을 것”


상시 청문회 개최를 핵심골자로 하고 있는 국회법 개정안 논란과 관련해서는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거부권은 가능한 행사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어 “그동안 국회가 인사청문회나 국정감사 통해서 보여준 여러 가지 부정적인 그런 행태 있지 않나. 막말이나 증인 모셔두고는 제대로 질문하지 않는 그런 경우, 또 장차관을 닥달하는 그런 모습으로 인해 국민들 상당히 우려 많이 했다”며 “이제 우리 국회도 상당히 성숙해야 하고, 헌정 29년째 들어가는데 성숙한 국회 되려면 국회의원 개개인이 품격 높은 그런 언행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건 어디까지나 일어나는 현안을 조사하는 데 있어서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을 위해서 그것을 정확하게 왜 생겼는지, 어떻게 방지할 수 있는지, 대책은 뭔지 이런 것을 국민을 대신해 국회가 현안 조사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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