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던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지난 3일 이미 예고된 탈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야권의 지형 재편이 현실화 되고 있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김한길 탈당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오늘 당을 떠난다.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다시 시작하려 한다”며 올해 총선과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를 위해 당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친노의)패권정치는 급기야 어렵사리 모셔온 안철수 의원을 밖으로 몰아내고 말았다”면서 “변화를 거부하는 기득권의 무서운 힘 앞에 저의 무력함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탈당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이어 “안에서 싸우다 기운을 다 소진해버리는 그런 정치 말고, 오만과 독선과 증오와 기교로 버티는 그런 정치 말고, 아무리 못해도 제1야당이라며 기득권에 안주하는 그런 정치 말고, 패권에 굴종하지 않으면 척결대상으로 찍히는 그런 정치 말고, 이제는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정치로 변해야 한다”며 당내 주류인 친노세력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요구하는 국민의 열망을 겸허히 받들기 위해 저는 밀알이 되고 불씨가 되고 밑거름이 되겠다”며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에 헌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한길계 탈당러시?


김 전 대표의 탈당은 지난달 13일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8번째 탈당이다. 앞서 ▲문병호 ▲황주홍 ▲유성엽 ▲김동철 ▲임내현 ▲최재천 ▲권은희 ▲의원이 당을 떠났다.


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수는 한 때 129석까지 차치했으나 118석으로 줄어들게 됐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20여명의 현역 의원들의 연쇄 탈당을 주도해 열린우린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을 결성한 바 있는데 또다시 김 전 대표가 탈당을 선언함에 따라 탈당을 고민하고 있는 호남지역 현역 의원들의 거취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른바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주승용 전 최고위원은 이르면 오는 13일 탈당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주 의원은 뉴시와의 통화에서 “12일까지 의정보고회 일정이 잡혀있다. 주민들의 의견을 들은 뒤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해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광주 서구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박혜자 의원은 “떠날 때 명분도 중요하고 시점도 중요하다”며 “야권통합을 위해 더욱 더 노력할 것이며 이달 중순께나 할 예정”이라면서 13일 전후로 탈당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을 내비쳤다.


장병완 의원(광주 남구) 또한 오는 13일까지 주민들을 상대로 의정보고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여진다.


만약 박혜자·장병완 의원 등이 모두 탈당하게 되면 광주지역은 8개 지역구 중 친노로 분류되는 강기정 의원을 제외하고 전원 탈당하게 된다.


호남지역 뿐만 아니라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노웅래(서울 마포갑)·정성호(경기 양주·동두천) 의원 등 수도권지역 의원들까지 탈당할 경우 더민당은 그야말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문재인, 새인물 맞불


이에 문재인 대표는 탈당 의원 지역에 새인물을 내세워 정면승부를 펼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맞불을 놨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의 영입 기자회견에서 “새해부터는 오로지 단합의 길로 그렇게 나가기를 간절히 바랬는데 참으로 안타깝다”며 “이 아픔으로 우리당을 더 새롭게 만드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어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 당 의원들이 출마하지 않거나 또는 탈당해서 비게 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새로운 인물 내세워서 대한민국 정치를 물갈이하고, 우리당을 더 젊고 새로운 정당으로 만들어나가는 계기로 삼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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